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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대사에 강경화 임명”…문재인 정부 외교장관 출신, 윤석열 정부 첫 여성 기용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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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외교관 파격 발탁을 두고 정치권 시선이 교차했다. 외교부는 1일 강경화 미국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윤석열 정부 첫 주미대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에서 최초 여성 외교부 장관을 지냈던 강경화 신임 대사는 주유엔대표부 공사, 유엔 사무총장 정책특별보좌관,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등 유엔과 정부 양축에서 다자외교 경험을 쌓아 온 인물로 평가된다.

 

강 대사는 2017년 6월 문재인 정부의 초대 외교부 장관으로 발탁돼 2018∼2019년 북미 간 대화 국면에서 한국 외교의 중추 역할을 맡았다. 이후 2021년 2월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아시아소사이어티 회장으로 국제외교 무대에서 영향력을 이어왔다. 외교부는 "비 외무고시 출신이자 최초 여성 장관이었던 강 신임 대사가 한미 양국 간 대북정책 조율에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강 대사는 이화여고와 연세대학교를 거쳐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언론인에서 국회의장 국제비서관, 세종대 조교수, 외교통상부 장관보좌관 등 다양한 경력을 지녔다. 특히 2006년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 2011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부대표 등 유엔 주요 직책을 두루 거쳤다. 다자외교 및 인권정책 분야에서 경쟁력이 두드러진다는 평이 뒤따랐다.

 

한편 강 신임 대사가 직면한 첫 외교 일정은 오는 31일부터 이틀간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다. 이 자리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이 다시 제기된 상황에서 한미 간 조율을 진두지휘하게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관세 협상, 동맹 현대화, 원자력협정 개정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만큼 강 대사는 한국 국익 수호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정치권에서도 그의 임명을 두고 환영과 우려가 혼재된다. 집권 여당은 "정통성 있는 외교관의 기용"이라고 평가하며 한미동맹 강화를 기대했으나, 야당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부 인사 색채와 시대정신의 괴리"를 문제 삼았다. 전문가들은 "북미 대화의 모멘텀을 살릴 중대기로"라며 강 신임 대사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말 APEC 정상회의를 기점으로 한미 외교 채널을 전면 가동할 방침이다. 강경화 대사의 임명으로 한미관계 주요 현안이 정국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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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주미대사#문재인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