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판정 끝내 고배”…무어, 4년 징계 확정→코트 이탈의 아픔
2022년 콜롬비아 대회장에서 전해진 한 통의 소식이 테니스 팬들의 마음을 멈춰 세웠다. 유망주로 주목받아온 무어의 도핑 판정은 경기 전후에 쏟아진 의혹과 기대, 그리고 긴 법정 다툼 끝에 씁쓸한 마무리로 이어졌다. 오랜 해명의 과정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라켓에서 힘겹게 떠나간 마지막 경기는 팬들의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국제테니스청렴기구와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의 결정은 냉정했다. 1992년생 무어는 2022년 4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경기 출전 당시, 보데논과 난드롤론 등 합성 스테로이드 약물 양성 반응이 확인됐다. 무어는 오염된 고기 섭취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호소했으나, CAS는 “오염육 때문이라는 주장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다”고 판정했다. 또한, 샘플에서 검출된 높은 난드롤론 수치를 비롯한 모든 소명 자료가 불충분하다는 점을 들어 국제테니스청렴기구의 입장에 힘을 실었다.

무어는 한 차례 무혐의 처분 뒤 2023년 12월 현장에 복귀했으나, 이후 CAS의 항소심과 이의 신청 절차가 이어졌다. 최종적으로 2025년 7월16일 자격정지 확정 소식이 전해지며, 올해 6월까지 뛰었던 모든 대회를 뒤로한 채 다시 코트를 떠나게 됐다. 현 복식 세계랭킹 187위로, 장기 징계가 선수 생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최근 남녀 테니스계를 뜨겁게 달궜던 도핑 이슈는 무어의 사례 외에도 이가 시비옹테크, 얀니크 신네르까지 확장돼 논의되고 있다. 지난 해 양성 반응 판정을 받았던 두 선수의 경우 각각 3개월, 1개월의 경징계에 그친 바 있어, 각종 사례별 징계 수위와 판정 기준, 선수들의 소명 절차를 둘러싼 논란도 불거진 상태다.
멈춘 라켓, 비어 있는 코트 위에서 선수와 팬 모두 질문을 삼킨 채 이번 징계를 맞이했다. 현장의 슬픔과 안타까움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무어의 장기 결장 여운과 테니스계의 도핑 논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