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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 전설의 약속”…오승환, 은퇴 의지→삼성 역사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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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번 전설의 약속”…오승환, 은퇴 의지→삼성 역사 남긴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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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효하듯 아끼던 글러브를 움켜쥔 오승환의 표정에는 수많은 공을 던져온 세월의 무게와 고집스런 투혼이 깃들어 있었다. 구단의 상징이 된 등번호 21번, 그 위에 놓인 마지막 각오가 팬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다. 오승환은 은퇴의 문턱에서도 아직 완전히 공을 놓은 적이 없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특유의 직구로 상대 타자를 압도하며 ‘돌직구’라는 별명 아래 통산 549세이브(8일 기준)를 올리는 대기록을 남겼다. 국내 무대를 넘어 일본, 미국 무대에서도 활약해 한국 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으며, 마운드에서 보여준 고집과 투지는 수차례 관중의 탄성을 이끌어냈다.

출처: 뉴시스
출처: 뉴시스

오승환은 기자회견에서 시즌 초부터 몸에 무리가 있었음을 털어놓으며 100% 기량을 던질 수 없어 은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550세이브라는 대기록을 눈앞에 둔 만큼, 팬들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마운드를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팀 순위 경쟁에 부담을 주는 자신을 향한 진솔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삼성 라이온즈는 오승환의 이름과 투혼을 구단의 역사에 영원히 새기기 위해 등번호 21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긴 세월 동안 삼성 마운드를 지켜온 저력과 희생, 그리고 그의 서사가 구단의 자랑으로 남게 됐다.

 

야구장을 찾은 팬들은 오승환의 마지막 사투에 박수로 응답했고, 영구 결번 소식에는 찬란한 전설의 의미를 함께 되새겼다. 오승환의 은퇴는 선수 한 사람의 작별이 아니라, 한국 야구를 일궈온 시간에 대한 경의로 남게 됐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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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삼성라이온즈#은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