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만에 1군 복귀”…이병헌, 두산 불펜에 새 바람→고효준 말소로 좌완 재편 예고
다시 마운드에 선 이병헌의 모습에서 깊은 변화의 조짐이 읽혔다. 잠실구장엔 오랜만에 익숙한 왼손 투수의 투구가 펼쳐졌다. 부상과 부진, 그리고 재정비의 시간을 거쳐 두산베어스로 돌아온 이병헌은 팀에게 소중한 귀환이었다.
두산베어스는 15일 열리는 키움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이병헌을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며, 불펜 운용에 새 숨을 불어넣었다. 지난 4월 LG 트윈스전 이후 2개월 만에 복귀하는 이병헌은 올 시즌 초반 8경기 등판에서 1홀드, 평균자책점 5.79를 기록했다. 한때 기대에 못 미쳤던 그의 투구는 퓨처스리그에서 다듬어졌고, 팀은 그의 재합류를 통해 다시 한번 좌완 불펜의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조금 빠른 시기라고 생각도 했지만, 연투 소화와 준비 상황을 볼 때 이병헌이 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힘겨운 시기에도 꾸준히 구위를 다져온 이병헌이 다시 1군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잡은 셈이다.
한편, 이번 콜업으로 베테랑 고효준이 1군에서 말소됐다. 시즌 21경기 등판 결과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7.94를 남긴 고효준은 경기 결과와 팀 분위기 변화 측면에서 잠시 물러서야 했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최고참으로서 역할을 다했다”며 아쉬움과 감사를 전하는 한편, “변화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불펜 전략 역시 새 판이 그려질 조짐이다. 기존에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로 활용됐던 고효준과 달리 이병헌에겐 한 이닝을 책임지는 임무가 주어질 계획이다. 조 대행은 “스트라이크 비율만 안정된다면 1이닝 전담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선발로 나서는 곽빈도 깊은 주목 대상이다. 지난 시즌 15승 공동 다승왕이자 옆구리 부상 복귀 후 2경기에서 2패를 기록 중인 곽빈은, 투구수 제한이 사라진 만큼 다시 팀의 상승세를 견인할 계기를 기다린다. “특히 1회 시작이 늘 중요하다”는 조 감독대행의 주문 속에, 두산 마운드엔 묵직한 책임감이 흐른다.
중위권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기인 만큼, 두산은 이병헌 복귀 효과에 기대를 건다. 좌완 불펜 재편은 단순한 엔트리 변경 이상의 의미를 담는다. 팬들의 시선 또한 움츠렸던 팀 분위기가 새로운 활력을 얻을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하루의 무게가 쌓여가는 야구장 내에서, 선수들은 흔들림과 기대 사이를 걷는다. 낯설지만 익숙한 얼굴이 전하는 희망, 그리고 새로운 전술이 잠실의 밤에 잔잔히 내려앉는다. 두산베어스와 이병헌의 이야기는 15일 키움전에서, 그리고 16일 이어지는 홈경기에서도 조용히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