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ETP 상장”…블랙록, 영국 규제 완화 속 시장 확장 본격화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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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각 20일, 영국(London) 런던증권거래소(LSE)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비트코인 연계 상장지수상품(ETP)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ETP(iShares Bitcoin ETP)’를 공식 출시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감독청(FCA)이 암호화폐 투자 규제를 완화한 이후 최초 사례로,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대폭 확장한 전환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블랙록의 신규 ETP는 비트코인 가격을 추종하며, 1단위당 약 11달러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투자자는 실물 암호화폐를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일반 증권계좌만으로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보관은행이 실물 비트코인을 관리하는 구조로, 전통 금융산업과 신흥 디지털 자산 생태계를 연결하는 새로운 투자 수단으로 평가받고 있다.

블랙록, 영국서 비트코인 ETP 출시…규제 완화 후 시장 확장 본격화
블랙록, 영국서 비트코인 ETP 출시…규제 완화 후 시장 확장 본격화

이번 상품 출시는 FCA가 2024년 10월 9일, 4년 만에 암호화폐 연계 상장지수채권(ETN)과 ETP 거래를 일부 조건 아래 허용한 이후 단행됐다. FCA는 "혁신과 투자자 보호를 모두 지키겠다"며 신중한 제도 운영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영국 내 승인된 거래소에서는 기관투자가뿐 아니라 일부 개인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기반 상품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됐다. FCA 통계에 따르면 규제 완화 이후 승인 암호화폐 상품 수는 10% 이상 늘고, 관리 자산은 20억 파운드를 넘어서 시장 확장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업계는 이번 조치가 제도권 금융 내 암호화폐 투자 통로를 공식화한 계기로 평가한다. 블랙록 ETP의 상장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합법적이고 투명한 채널로 비트코인에 접근" 가능해졌다고 환영했다. FCA가 여전히 파생금융상품과 레버리지형 상품의 개인 투자자 거래를 금지하는 등 조심스러운 규제를 병행하고 있지만, 상품 관리에 대한 신뢰성 강화와 시장 투명성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는 평가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 펀드 토큰화 허용과 결합 시 결제·청산 등 거래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한편 낙관론에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FCA는 "암호화폐 시장은 변동성이 커 월간 기준 50% 이상 등락도 발생한다"며 투자자 주의를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과거 연간 기준 비트코인 수익률은 –70%에서 +300%까지 극심하게 움직여왔다. 이와 관련 일부 전문가들은 "ETP 도입이 규제 체계로 포섭되더라도 비트코인 자체의 모호한 내재 가치, 투기 수요 집중은 여전히 잠재적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블랙록의 비트코인 ETP 출시는 국제 금융거대사가 암호화폐 시장을 제도권으로 끌어올리는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된다. 다만 투자 시장은 여전히 기초자산의 불확실성과 집단 심리에 취약한 구조다. 향후 글로벌 금융권의 추가 진입과 규제 환경 변화가 시장 안정성과 성장성 양면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변동성 고위험 자산군인 만큼 투자 접근에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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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비트코인#f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