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무대 출격”…양민혁, 토트넘 데뷔전 질주→새 시즌 기대 고조
13분 남짓의 시간이었지만, 겨우내 끓어오른 간절함과 생생한 박동이 한눈에 드러났다. 양민혁은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입고 처음 1군 경기장에 서며, 유럽 무대의 두려움과 설렘을 동시 삼켰다. 루턴 원정의 어둑한 밤, 짧은 순간마다 그는 데뷔의 의미를 온몸으로 증명했다.
26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루턴의 케닐워스 로드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토트넘은 루턴 타운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손흥민이 위컴전에 선발로 나선 데 비해, 양민혁은 이날 후반 33분 교체 투입됐다.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첫 1군 데뷔라는 상징이 더해지며, 경기 전부터 국내외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실제 양민혁은 압박이 거센 잉글랜드 무대에서 패스 성공률 83% 이상, 태클 성공률 100%라는 안정적 기록을 남겼다. 상대 코너킥 직후 역습을 주도하며 날렵함을 과시했고, 손끝에 남은 여운마저 팬들의 호흡을 끌어냈다. 현지 SNS에는 ‘전성기 손흥민의 날카로움이 떠오른다’, ‘진정한 원더키드’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영국 현지 언론 역시 프랭크 감독 체제에서 마이키 무어, 마노르 솔로몬 등과 함께 윙어 경쟁에 진입한 양민혁의 잠재력을 언급했다. 지난 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 QPR에서 14경기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성장한 그는 돌아온 프리시즌에서 다시금 1군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오랜 기다림 끝, 이날은 양민혁에게 ‘토트넘의 진짜 시작’이란 기대를 안긴 날이었다.
프리시즌의 시험대 위에서 양민혁의 잔류 여부, 손흥민과 조합, 재임대 가능성까지 여러 변수가 남았다. 무엇보다 토트넘의 시즌 준비과정에서 한국인 선수들이 팀 내 전술 실험과 성장 서사의 주요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지 팬들과 국내 축구팬 모두의 시선은 이제 본격 개막을 앞둔 프리미어리그로 모아진다.
토트넘은 31일 홍콩 아스널전, 8월 3일 쿠팡플레이시리즈 뉴캐슬전 등 아시아 투어를 이어가며, 2024-25시즌 EPL 본경기에 대비한다. 양민혁이 구단과 팬들에게 어떤 ‘새 이야기’를 쓸지, 북런던의 여름은 점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