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슴 노릇 잘하겠다”…정청래, 조계종 예방하며 탕평인사 의지 강조
정치적 화해와 민심 통합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의 만남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과거 ‘역행보살’ 논란의 당사자인 정청래 대표가 조계종을 직접 예방하며 탕평인사 의지를 드러내자 정치권과 종교계 모두 새로운 관계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8월 11일 정청래 대표는 서울 종로구 조계사 인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진우스님을 예방했다. 정 대표는 “부처님 뜻대로, 부처님의 자비를 베풀면서 국민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당 대표로서 머슴 노릇을 잘하겠다”고 밝히며 “호국불교의 전통을 존중하고, 나라를 지키는 심정으로 대표직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진우스님은 “여당 대표가 됐으니 국민 전체를 보살피는 것이 필요하다”며 화합과 절제의 정치를 조언했다. 그는 “좋고 싫은 감정을 절제하고 지나친 감정을 넣지 않는 것이 바로 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의 큰일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당 대표를 맡았으니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며 정 대표의 역할을 당부했다.
정 대표는 “큰스님 말씀대로 감정을 빼고 탕평인사를 했다”며 “대표 선거에서 저를 지지했든 안 했든 관계없이, 당 발전에 필요한 인재를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 해인사 문화재 관람료 문제로 조계종과 갈등을 빚었던 일, 즉 ‘역행보살’ 논란을 언급했다. 당시 정 대표는 사찰 관람료를 ‘통행세’에 빗대고 사찰을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며 교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대표는 “3년 전 논란 이후 스님과 소통하며,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문화재 관람료 면제를 골자로 한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불교계의 긍정적 평가를 이끌었다는 점도 다시 언급했다.
불교계와 정치권의 오랜 갈등을 의식한 듯, 정 대표와 진우스님 모두 통합과 절제, 소통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정청래 대표의 조계종 예방이 총선을 앞둔 민심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조계종과 민주당의 만남은 호국불교 전통 존중과 국민 통합이라는 공동 가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정치권은 향후 불교계와의 관계 회복, 정청래 대표의 통합 행보가 정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