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0.33% 하락…뉴욕증시, 중동 불확실성·소매판매 충격→테슬라 부진·엔비디아 소폭 반등"
미국 뉴욕증시는 6월 17일, 다시금 불확실성의 파도에 잠겼다. 중동 정세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미국 소매판매 지표마저 기대를 저버리면서, 주요 지수들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무겁게 짓눌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오전 10시 20분 기준 전일 대비 0.33% 떨어진 19,636.93에 거래됐다. S&P 500지수도 0.22% 하락한 6,020.02, 다우존스지수는 0.15% 약세인 42,452.48을 기록했다. 나스닥100 지수 역시 0.28% 내리고, 러셀2000 소형주 지수도 0.24% 하락했다. 투자심리의 척도인 VIX 지수는 2.56% 급등해 19.60까지 치솟았다. 이는 시장이 예민하게 위험 신호에 반응하는 현실을 드러낸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617/1750170565076_314718458.webp)
불안정한 이날의 배경에는 중동에서 번지는 지정학적 위기가 놓여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테헤란 대피 언급이 시장을 흔들었고, 갑작스러운 G7 정상회의 조기 귀국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자들은 새로운 불확실성을 체감하고 있다. 여기에 미국 5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9% 감소하며, 전문가 예상치였던 -0.7%보다 하회해 경기 둔화 우려를 키웠다. 포워드본즈의 크리스 럽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조짐이 뚜렷하다"며 경기 둔화 신호를 짚었다.
이날 업종별로는 에너지만이 초록의 물결을 탔다. 에너지 업종이 1.3% 오르며 상대적으로 선방했으나, 헬스케어, 통신서비스, 필수소비재는 각기 0.8%, 0.6%, 0.5% 떨어졌다. 특히 재생에너지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미국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재생에너지 세액공제 축소안이 부상하자, 엔페이즈 에너지는 22%, 선런은 39%나 폭락했다. 트럼프 공화당이 추진 중인 세제 개편안이 에너지시장의 균열을 재촉한 셈이다.
한편, 기업 인수합병(M&A) 호재도 등장했다. 일라이릴리가 바이오기업 버브 테라퓨틱스를 주당 10.50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 버브 주가는 74% 폭등했다. 전체 거래규모는 13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주택건설업체 레나는 시장 예상을 능가하는 실적을 내며 주가가 2% 올랐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6월 13일 기준 미국 주식 보관금액 1위 종목은 테슬라였다. 보관금은 30조 1,262억원, 하루 새 6,408억원이 늘었으나, 당일 시가는 1.68% 떨어진 323.61달러였다. 이는 개별 투자자의 매수 타이밍과 실제 시세 간 시차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엔비디아는 총 17조 175억원 중 보관금액이 3,959억원 감소했지만, 주가는 0.08% 올라 144.81달러를 기록했다. IT 대장주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도 각각 0.35%, 0.72% 내렸다.
테슬라와 연동된 ETF인 Direxion Daily TSLA Bull 1.5X Shares는 이날 3.36% 떨어졌다. 반면, 반도체 레버리지 ETF(디렉션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는 2.44% 상승해, 시장참여자들이 섹터별 상반된 전망 속에 전략을 조정하는 모습이 감지됐다.
11위 이하 주요 종목도 대체로 혼조세를 그렸다. 아이온큐와 메타 플랫폼,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은 하락했고, 브로드컴과 아마존은 소폭 오름세에 머물렀다. 시장은 여전히 분주하게, 손끝마다 불확실성과 기회 사이를 저울질하는 모습이다.
국제 유가 역시 민감하게 꿈틀거렸다. 7월 인도분 WTI는 1.41% 뛴 72.78달러, 브렌트유 8월 인도분도 1.67% 오른 74.4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유시장에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시장에 흐르는 긴장은 투자자들의 표정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서학개미들은 시황의 먹구름 아래서도 반도체와 에너지에 희망의 불씨를 남긴 채, 각자의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앞으로 시장이 대외 변수에 어떤 응답을 내놓을지, 주요 기업의 실적과 경제지표, 정책 변화의 방향은 투자자와 기업, 가계 모두의 일상에 조용한 긴장감을 더한다. 시장의 궤적을 읽으려면, 불확실성을 현명하게 관리하며 다음 지표 발표와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