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술 반입 의혹 정면 충돌”…박상용 ‘가짜뉴스’ 반박, 이화영 “실제 마셨다” 증언 엇갈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수사를 둘러싼 ‘페트병 술 반입 의혹’이 다시 한 번 정치권 충돌의 불씨가 됐다. 10월 23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사 검사였던 박상용 검사는 페트병에 술을 담아 검사실로 반입했다는 의혹에 ‘가짜뉴스’라고 강력히 반박한 반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검사실에서 실제로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직원에게 ‘페트병에 술을 담아 검사와 이야기됐다’는 취지의 구치소 접견 녹취록 보도가 있었다”며 박상용 검사에게 술 반입 허락 여부를 물었다. 박 검사는 “여러모로 확인한 결과 가짜뉴스라고 생각된다”며 “본인 검사실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어 증인석에 선 이화영 전 부지사는 “박상용 검사실 영상 녹화실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있다”며 “쌍방울 직원 박모 씨가 술을 페트병 같은 것에 담아 가져왔고, 종이컵에 따라 나와 박상용 검사 그리고 수사관 등이 함께 있었다”고 증언했다. 다만 그는 박 검사가 실제로 술을 마셨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반입된 술의 형태에 대해서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소주병째로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화영 전 부지사는 또 쌍방울 직원의 음식 반입이 수백차례에 달한다며, “김성태의 생일에는 여자분들이 케이크까지 들고왔다”고도 부연했다.
국감 질의는 더욱 치열해졌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박상용 검사가 쌍방울 주가조작 사건을 대북송금 사건으로 조작한 것 아니냐”고 묻자, 이화영 전 부지사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또한 “검사들이 이재명 대표에 불리한 진술을 하게 회유, 압박했다”고 주장하며, 박 검사가 “진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변호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김성태에게도 “이화영 변호사 빨리 구해주라”고 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증언 신빙성을 거듭 문제 삼았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화영은 작년 국감에서는 음주 일자가 6월 18일이라고 했다가, 지금은 5월 17일로 말을 바꿨다. 시간대도 일관되지 않는다”며 “전형적인 거짓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부지사는 이에 대해 “지난해 위원회에서 5~7월 어느날이라고 헷갈린다고 말했는데, 이를 악의적으로 편집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검찰의 쌍방울 대북송금 수사를 둘러싸고 국회에서 이처럼 엇갈린 증언이 공개되면서, 음주 의혹의 진실 규명과 동시에 정치권 공방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야권은 검찰의 수사 과정과 일선 검사 행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여권은 야권 인사의 증언 신빙성 확보를 각각 주장하고 있다. 국회는 향후 추가 증인신문과 현장조사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을 정밀 점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