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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돌풍 선두 등극”…정유준, 한국오픈 첫날 6언더→리더보드 점령
스포츠

“예선 돌풍 선두 등극”…정유준, 한국오픈 첫날 6언더→리더보드 점령

전민준 기자
입력

잔잔한 골프장의 아침, 뜻밖의 환호가 웅성임으로 번졌다. 갤러리들 사이에서 생소했던 이름, 정유준이 리더보드 맨 윗자리에 오르자 현장은 새로운 돌풍을 실감하는 분위기로 물들었다. 예상치 못한 서사, 무명에서 시작된 행보에는 잔잔한 집중과 감탄의 숨결이 이어졌다.

 

2024 코오롱 한국오픈 1라운드는 22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에서 막을 올렸다. 한국 남자 골프 대회 중 역대 최대 우승 상금 5억원이 걸린 올해 대회는 첫날부터 강자와 새 얼굴의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긴장감이 감돌았다.

“예선 돌풍 선두 등극”…정유준, 한국오픈 첫날 6언더→리더보드 점령 / 연합뉴스
“예선 돌풍 선두 등극”…정유준, 한국오픈 첫날 6언더→리더보드 점령 / 연합뉴스

정유준은 10번 홀에서 출발해 곧바로 버디를 잡아냈다. 13번, 17번, 1번 홀에서 또 한 번씩 스코어를 줄였고, 5번과 6번 홀에서는 연속 버디 행진을 이어갔다. 단 한 번의 실책도 없이 6언더파 65타. KPGA 3년 차, 정유준이 보기 없는 라운드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예선 32위로 본선에 오른 정유준은 이름조차 낯선 무명에 가까웠다. 이전까지 단 한 번도 톱10 입상 경험이 없었으나, 평균 308.95야드 장타력과 부드러운 퍼팅, 그리고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갤러리와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대회의 퍼팅 성공률이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변곡점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정유준은 “모든 샷이 만족스러웠다. 최근 들어 티샷이 흔들렸지만 오늘은 자신감을 찾았다. 퍼팅 감각이 살아나니 아이언 샷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성적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낮추는 말투에는 설렘과 진중함이 동시에 묻어났다.

 

2006년 코오롱 한국오픈이 예선 제도를 도입한 이래 예선 출신 우승자는 아직 없었다. 이에 따라 현장 팬들은 숨은 진주를 찾은 듯한 눈빛으로 정유준을 바라봤고, 온라인 팬들 역시 “장유빈 저리 가라”, “보기 없는 라운드, 진짜 대단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한국오픈은 김주형, 옥태훈 등 기존 스타들과 미래를 이끌 기대주들이 한 치 양보 없는 순위 싸움에 돌입한 가운데 정유준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며 대회 흐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정유준은 “아직은 1라운드뿐이다. 남은 사흘 동안 오늘처럼 페어웨이와 퍼팅에 집중하겠다”며 담담한 각오를 밝혔다.

 

잔잔한 잔디 결 위에 남겨진 희미한 발자국. 아직 사흘이 남은 대회, 무명의 이름이 하루아침에 별이 될지 팬들의 시선이 머문다. 2024 코오롱 한국오픈 2라운드는 23일 같은 장소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전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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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준#코오롱한국오픈#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