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혁신위 앞 대치 전선 확산”…송언석·김용태 갈등→계파 불신 더욱 깊어져

짙어진 갈등의 그림자 속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다시금 혁신의 방향을 두고 정면으로 맞섰다. 쇄신의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구체적 방안과 절차를 둘러싼 대치가 이어지며 당 전체가 갈림길에 놓였다. 각기 혁신위를 통한 논의와 당원 여론조사라는 해법을 내세운 두 지도자의 고집은 계파 간 균열까지 부각시키며 국민의 뇌리에 당내 내홍의 실체를 또렷이 새겼다.

18일 국회에서 송언석 원내대표는 3선 이상 의원들과의 간담회 직후 "혁신위 조기 출범의 필요성에 많은 의원이 공감했다"며 신속한 구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김용태 위원장이 내놓은 개혁안을 혁신위에서 집중 논의해야 한다며, 논의를 하루빨리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용태 위원장은 같은 날 "새 원내대표가 혁신 의지가 강하다면 기존 개혁안을 바로 실행하면 된다"며, 혁신위 추진은 오히려 혁신을 미루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맞섰다. 그는 스스로가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 있는 동안에는 당원 여론조사를 우선 진행하자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두 사람은 국회에서 별도 회동도 가졌으나, 각자의 주장을 고수하며 명확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당장의 혁신위 구성을 어렵게 하는 김용태 위원장을 에둘러 원내 혁신위 카드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습도 관측된다. 당헌상 혁신위 구성 권한은 대표에 있지만, 원내 조직의 경우 원내대표가 주도할 수 있어 미묘한 전략 전환 시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더불어 국민의힘 내 분화된 목소리도 본격화됐다. 구주류에 속하는 나경원 의원은 "김 위원장의 독자적 개혁안 발표는 비민주적"이라고 지적하며, 충분한 논의 절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곽규택 의원도 원내대표의 방향 설정이 옳다고 힘을 보탰다. 반면 조경태 의원 등 친한동훈계는 "당원 투표로 혁신안을 결정하자"며 여론조사 방식의 합리성을 주장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 역시 방송 인터뷰에서 "혁신위는 오히려 개혁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보태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당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추진에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진 분위기다. 김용태 위원장은 "당 대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함께 전당대회 시기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고, 송언석 원내대표도 의원총회를 통한 일정 확정을 제안했다. 각기 다른 혁신 해법 앞에서 계속되는 국민의 시선과 민심의 압박 속에, 국민의힘은 조만간 전당대회 논의에 본격 착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