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해킹 파장”…40만명 이탈, 유심 교체 대란→가입자 신뢰 흔들려
SK텔레콤이 지난달 가입자 정보 해킹 사실을 공식 인정한 이후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단 한 달 새 40만명에 육박하는 가입자가 경쟁사로 이동하는 등 유례없는 가입자 이탈이 현실화되자, 한국 ICT 업계 전체가 보안 거버넌스 재정비와 신뢰 회복의 긴박한 국면에 접어들었다. 해킹 사건의 기술적·사회적 파급력, 그리고 유심(USIM) 교체 수요의 급격한 분출은 정보통신 인프라의 보안 체질 개선이라는 본질적 과제를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해킹 발표 이후 지난 한 달 동안 35만1950명이 순감하며 사상 초유의 시장 점유율 하락을 경험했다. 이날까지 39만5517명이 KT와 LG유플러스로 이탈했고, 동일 기간 SK텔레콤으로 신규 이동한 가입자는 4만3567명에 불과했다. 특히 해킹 이후 5일간 평소 대비 10배 가까운 일평균 3만5000명의 이탈이 집중되며, 정보보안 위기와 이용자 불신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드러냈다. 유심 교체의 경우 누적 323만명, 재설정 17만명을 포함해 전체 고객의 14%가 정보보호 조치에 동참했다. 유심 교체를 완료하지 못한 잔여 예약자는 567만명으로, 디지털 보안 불안심리가 여전함을 보여 준다.

이 사태의 기저에는 통신 인프라의 핵심인 인증서버 악성코드 감염이라는 기술적 구조적 취약성이 자리하고 있다. 3년 전 침해된 통합고객인증 서버와 IMEI 정보 연동 이슈가 알려지며, 보안 사각지대 노출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됐다. SK텔레콤 및 공동조사단은 IMEI 정보 유출 가능성을 일축하며, 유심보호서비스 및 비정상접근 차단 기능으로 복제폰 발생 등 2차 피해 가능성을 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이후 유심 교체가 하루 30만건을 돌파하는 등 소비자 반응은 조속한 기술조치와 책임 있는 정보 안내 요구로 구체화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번 사태에 대해 유심 무상교체 실시, 재설정 대기 고객에 대한 안내 강화, 1,000만 장 규모 추가 유심 확보 등 신속한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임봉호 MNO사업부장은 미안함을 표하며, “이번 달 말까지 예약자 전원 안내 및 미처리 고객의 신속한 유심 교체”를 약속했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이 통신사 보안 역량과 고객 신뢰가 시장경쟁력의 핵심 가치임을 다시금 부각시켰다고 평가하며, 단순 이벤트성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 기술 혁신과 정보보호 체계 고도화가 절실함을 강조한다. 더불어, 국내 ICT 업계 전반에 정보유출 리스크 내재화와 개인정보 보호 인프라 강화 필요성이 주요 정책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