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작렬”…마웅 마웅 르윈, 맨유전 선제득점→김상식호 AFF 올스타 1-0 승리
경기장 전체가 긴장감에 휩싸인 가운데, 한 순간의 번뜩임이 운명을 갈랐다. 그라운드를 누비던 선수들은 숨을 골랐고, 관중석의 시선이 모두 한 곳으로 쏠렸다. 그리고 후반 26분, 마웅 마웅 르윈의 왼발이 AFF 올스타팀의 역사를 새로 썼다.
아세안축구연맹 올스타팀이 2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부킷잘릴 국립경기장에서 치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친선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김상식 감독이 지휘하는 AFF 올스타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유를 상대로 좋은 조직력을 자랑하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전반전에는 양 팀 모두 팽팽한 신경전으로 슈팅 기회를 조심스럽게 엿봤다. AFF 올스타팀은 촘촘한 수비라인을 기반으로 맨유 에이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브루누 페르난드스의 측면 돌파를 적극적으로 봉쇄하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반면 맨유는 수 차례 중거리 슈팅으로 기회를 만들었으나 골문을 열지 못했다.
후반 들어 경기 흐름이 요동쳤다. 후반 26분 AFF 올스타팀의 아드리안 세게치치가 맨유 수비진 사이로 절묘한 스루패스를 찔러줬고, 마웅 마웅 르윈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 결승골을 뽑았다. 맨유는 곧바로 공격 라인을 강화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AFF 올스타팀의 단단한 수비에 막혔다. 가르나초와 카제미루가 한 차례씩 결정적 슈팅을 시도했으나 AFF 올스타팀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번번이 차단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말레이시아 현지와 팬들은 AFF 올스타팀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영국 BBC는 “7만 관중의 기대를 받은 맨유가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고 전했다. 김상식 감독은 "이길 줄 몰랐는데 맨유에 승리했다는 건 감독으로서 내게도 큰 의미"라며 "올스타 선수들과 특별한 경기를 치른 게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맨유의 후벵 아모링 감독은 "팀 성적에 죄책감을 느낀다. 야유가 선수들에게 필요하기도 하다"며 쓰라린 심경을 내비쳤다.
이번 시즌 맨유는 EPL 역대 최저 순위인 15위(11승 9무 18패)로 마감하며 구단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겼다. FA컵 16강, 리그컵 8강 탈락에 이어 UEFA 유로파리그 결승에서는 토트넘에 패해 무관에 그쳤다. AFF 올스타팀은 이날 승리로 아시아 축구의 저력을 다시금 입증했으며, 김상식 감독은 다음 시즌 동남아 무대와 AFC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모두 겨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잔잔히 울리는 응원가와 함께 흩어지는 관중의 박수 소리,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남긴 땀과 열정이 밤하늘로 스며드는 시간이었다. 한 시즌의 기록과 무게를 품은 이 경기는 아시아 축구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AFF 올스타팀의 도전은 이제 동남아시아 축구 팬들에게 더 큰 용기와 설렘으로 다가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