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흔들리는 권력의 춤”…‘파인: 촌뜨기들’ 폭주 속 숨겨진 상처→예측 불허 전환점
찬란한 욕망 앞에서 멈출 수 없던 한 여자의 표정이 복도의 미묘한 공기마저 바꿔놓았다. ‘파인: 촌뜨기들’ 속 임수정은 양정숙으로 분해 무너진 질서와 새로운 야망의 조각들 사이에서 흔들렸다. 권력과 돈을 노골적으로 탐하는 순간부터, 병상에 누운 천회장의 빈자리를 틈타 움직이던 양정숙의 대비된 내면이 서늘하게 다가왔다.
전남편 임전출을 둘러싼 소식과 천회장의 숨겨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임수정의 얼굴에는 더욱 복잡한 감정이 겹쳤다. 주름진 미간, 미세하게 떨리는 손끝, 자신을 속이려는 세상과 맞서는 굳은 눈빛까지—순간마다 밀도의 경계가 무너지는 연기가 이어졌다. 양정숙은 흥백산업 임원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금고와 신용금고의 잠금 장치를 풀었고, 권력을 쥐는 기쁨에 짧은 춤으로 자신의 감정을 토해냈다. 그러나 곧이어 달콤함 너머로 끝없이 치닫는 폭주의 서사가 시작됐다.

다시 돌아온 천회장의 회복 앞에서, 양정숙은 본심을 숨기고 임기응변으로 순간을 넘겼다. 그 이면에는 누구에게도 들키지 못한 외로움과 두려움이 숨어 있어, 임수정만의 촘촘한 감정선이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양정숙의 임신이라는 충격적인 변수가 드러나며, 예측할 수 없는 서사가 쉼 없이 달려간다. 오희동의 돈 부탁을 받는 장면에서는 냉정함 뒤에 감춰진 외로움과 갈등이 드러나며, 야망과 결핍이 교차하는 인간의 민낯을 보여줬다.
임수정은 극의 중심에서 날카로운 권력의 칼날과 사무치는 인간적 결핍 사이를 오가며 깊은 몰입을 자아냈다. 반복되는 욕망의 선택 앞에서 양정숙이 끝내 도달하게 될 결말은 여전히 안갯속에 그려진다. 무엇보다 권력 쟁탈전이 고조되는 이 시점, 임수정이 보여줄 감정의 또 다른 폭발과 서사적 반전이 한껏 기대된다.
1977년 가라앉은 보물선을 두고 각양각색의 인물들이 펼치는 암투를 그린 ‘파인: 촌뜨기들’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삼았다. 근면성실하지만 어딘가 허술한 인물들의 민낯과 격렬한 속임수가 얽히는 이 드라마는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매주 화요일에 공개된다. 파격의 끝에 다다를 ‘파인: 촌뜨기들’의 최종회는 8월 13일 베일을 벗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