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복·여복 동메달 합작”…오상은·석은미, 대표팀에 희망→아시아 무대 도전 시동
탁구 코트 위에 부딪치는 셔틀의 울림은 잠시의 정적 끝에 새 희망을 알렸다. 오상은과 석은미, 두 감독의 마음에는 동메달의 기쁨과 동시에 다음 도전이 이미 맴돌았다. 높았던 세계의 벽을 넘진 못했지만, 대표팀의 젊은 움직임과 새 조합은 서로에게 단단한 약속이 돼 돌아왔다.
한국 남녀 탁구 대표팀은 2025 국제탁구연맹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에서 나란히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스포츠 팬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물했다. 오상은 감독이 이끄는 남자대표팀은 혼합복식 임종훈-신유빈 조의 활약이 돋보였다. 선수들은 8강에서 대만의 강호 린윤주-정이징 조를 3-2로 격파하며 준결승에 진출, 준결승에서 비록 중국의 벽에 막혔으나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복식 역시 변화의 물결 속에 새로운 조합이 탄생한 무대였다. 전지희의 은퇴 이후 신유빈은 유한나와 손발을 맞췄고, 두 달 만의 호흡임에도 동메달 추가에 성공했다. 세대교체를 알리는 이 성과는 변화 속에서도 위기를 기회로 치환한 대표팀 의지를 보여줬다.
반면, 단식 경쟁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따랐다. 남녀 대표팀 가운데 안재현이 8강에 오르며 분전했으나, 신유빈은 탁구 여왕 쑨잉사와 16강에서 맞붙어 듀스 접전을 펼친 끝에 2-4로 패했다. 그러나 신유빈의 도전 정신과 집념은 여운을 남겼다.
경기 후 현장에서 오상은 감독은 패배의 아쉬움을 떠올리며 “단식에서 앞서가다가 역전당한 경기가 많아 아쉽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시아선수권은 세계선수권 단체전 출전권이 달려 있어 남은 기간 전략을 가다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남자대표팀은 내외부 대회 참가와 데이터 점검을 병행하며 긴 호흡의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여자대표팀을 이끄는 석은미 감독 역시 “신유빈이 에이스 역할을 충실히 해준 덕에 재구성된 조합이 기대 이상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신예 유한나, 김나영, 박가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신유빈-유한나 복식의 빠르고 공격적인 색깔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짧은 휴식 뒤 10월 인도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 준비에 돌입한다. 내년 세계선수권(단체전) 출전권이 걸린 무대인 만큼 중국과의 대결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오상은 감독과 석은미 감독은 단단한 팀워크와 유연한 전술의 균형을 강조하며 긴 여정을 예고했다.
꿈이란 늘 도전과 기다림 위에서 자란다. 결승의 문턱을 넘지 못한 아쉬움도, 새로운 조합의 가능성도 모두 내일을 위한 초대장으로 남는다. 대표팀의 또 다른 이야기와 성장의 장면은 오는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인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선수권에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