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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7 통신도 외관도 논란”…애플, 품질 리스크 커진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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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7 품질 논쟁이 통신 품질과 외관 문제를 동시에 건드리며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긴장을 키우고 있다. 애플이 9월 선보인 아이폰17 시리즈에서 5G와 LTE 데이터 속도가 구형 모델보다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 데 이어, 알루미늄 바디 변색과 잦은 스크래치까지 겹치면서 고가 전략의 근간인 품질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출시 초기부터 제기된 불만이 iOS 26.2 배포 전까지 수개월간 이어진 만큼, 애플의 대응 속도와 품질 관리 체계에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는 국면으로 보고 있다.

 

업계와 국내외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아이폰17 시리즈는 출시 직후부터 셀룰러 환경에서 데이터 속도가 이전 세대 아이폰보다 떨어지고, 핑 지연이 반복된다는 경험담이 꾸준히 공유됐다. 레딧과 국내 IT 커뮤니티에서는 구형 모델과 같은 통신사·요금제 환경에서 아이폰17이 다운로드 속도와 지연 시간 모두 열세를 보인다는 사용기가 다수 올라왔고, 메시지 전송 지연이나 웹페이지 로딩 지연을 호소하는 글도 잇따랐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IT 리뷰어들도 실제 필드 테스트를 통해 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 잇섭과 주연 등 리뷰어들은 동일 위치에서 여러 아이폰 모델과 안드로이드 플래그십을 동시에 측정한 결과, 아이폰17이 5G와 LTE 모두에서 데이터 속도와 응답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문제 제기 이후 배포된 iOS 26.1 버전에서도 개선 효과가 뚜렷하지 않자 일부 이용자들은 소프트웨어 최적화 이슈를 넘어, 모뎀 칩 설계나 안테나 구조 등 하드웨어 레벨의 결함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11월 중순 공개된 iOS 26.2 베타 버전에서 일부 테스트 환경에서 속도가 소폭 개선되는 경향이 관찰됐고, 12월 12일부터 국내에 배포된 정식 26.2 버전 역시 체감 속도를 어느 정도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통신사별·지역별 편차가 여전히 존재해, 완전한 해결보다는 ‘부분 완화’ 수준에 그쳤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출시 후 약 3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고가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안정적인 네트워크 경험을 제공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소프트웨어 패치로 땜질해 온 품질 관리 방식이 한계에 도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가격 부담과 비교된 통신 품질 문제는 불만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아이폰17 프로와 프로 맥스의 국내 출고가는 각각 179만 원과 199만 원으로, 국내 안드로이드 플래그십과 비교해도 상위권 수준이다. 통신 품질 논란은 칩셋과 안테나 배치 최적화, 통신사별 네트워크 튜닝 등 복합적인 기술 요소와 맞물려 있는 만큼 단기간에 결론 내리기 어렵다. 그럼에도 애플코리아가 데이터 저하 이슈에 대해 별도의 공식 해명이나 상세 가이드를 내놓지 않은 점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국내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드웨어 외관에 대한 논란도 결을 달리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아이폰17 프로·프로 맥스의 신규 색상인 코스믹 오렌지 모델에서 변색 문제를 호소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해외 커뮤니티와 SNS에는 사용 2주 안팎의 기기에서 카메라 모듈 주변과 모서리 부분이 로즈골드나 핑크에 가까운 색감으로 바뀐 사진이 다수 공유됐다. 국내 사용자들 역시 비슷한 변색을 경험했다는 후기를 올리며 교환이나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변색 현상을 아이폰17 프로 라인업에 처음 적용된 알루미늄 바디 특성과 연관 지어 해석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티타늄 대비 밀도가 낮아 더 가볍고 열전도율이 높아 발열 관리에 유리한 소재로 꼽힌다. 반면 표면 산화와 변색에 취약해, 양극산화와 같은 표면 처리 공정의 품질이 제품 내구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코스믹 오렌지처럼 명도와 채도가 높은 색상일수록 자외선과 땀, 화학물질 노출 시 색상 변화가 더 도드라질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일부에서는 양극산화 후 밀봉 공정이 균일하게 이뤄지지 못한 특정 로트에서 변색이 집중적으로 나타났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관 손상 문제는 다른 색상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딥 블루, 스페이스 블랙 색상의 아이폰17 프로 모델에서 비교적 약한 충격에도 잔 스크래치가 쉽게 생긴 사례를 전하며, 과거 아이폰에서 제기된 스크래치 게이트 논란이 재연될 조짐이라고 보도했다. 알루미늄 특유의 단단하지만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표면 특성과, 카메라 섬이 돌출된 디자인 구조가 결합되면서 충격과 마찰이 집중되는 영역이 확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폰 시리즈는 국내 중고 거래 시장에서 높은 재판매 가치를 유지해 온 대표적인 프리미엄 IT 제품이다. 그러나 변색과 스크래치 등 외관 결함이 발생할 경우 등급 평가에서 감가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자 사이에서 거론되고 있다. 외관 상태는 배터리 성능과 함께 중고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지표로, 색상 변조나 표면 손상은 구매자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소다. 실제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코스믹 오렌지 모델의 매입가가 다른 색상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경험담도 올라오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경쟁 구도에서 애플이 직면한 과제는 더 복합적이다. 하드웨어 품질 논란과 병행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경쟁의 핵심 축인 AI 분야에서도 후발 주자로 평가받고 있다. 오픈AI의 챗GPT가 등장한 지 2년이 지나도록 애플은 보수적 행보를 유지했으며, 올해 들어서야 아이폰과 맥에 탑재할 자체 생성형 AI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그러나 실제 데모 수준과 기능 폭이 경쟁사 대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도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음성 비서 시리의 업그레이드 일정 역시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애플은 대화 맥락 이해와 개인화 추천을 강화한 차세대 시리를 올해 초 상용화할 계획이었지만, 안정성 검증과 개인정보 보호 이슈 등을 이유로 출시 시점을 내년으로 미룬 상태다. 그 사이 구글과 삼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자사 단말기에 맞춤형 생성형 AI 기능을 앞다퉈 탑재하며 사용성 경쟁을 벌이고 있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애플의 상대적 속도 차가 부각되고 있다.

 

스마트폰 산업 전문가들은 이번 아이폰17 품질 논란을 애플 전략 전환의 계기로 보는 시각도 내놓고 있다. 외형 디자인 세대교체와 신소재 도입, 카메라 성능 고도화에 집중해 온 기존 전략이 통신 기본기와 내구성, AI 기반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균형을 잃었다는 평가다. 한 통신장비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7 통신 이슈가 특정 소프트웨어 버전에서 개선되더라도, 출시 초기에 형성된 품질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프리미엄 가격을 유지하려면 초기 품질 검증과 사후 커뮤니케이션 전략 모두를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향후 아이폰18 개발 과정에서 안테나 설계와 소재 선택, 표면 처리 공정에 대한 검증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애플 인텔리전스와 시리 고도화 로드맵을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통신 품질과 외관 내구성, AI 서비스 경쟁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시대에, 브랜드 충성도만으로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결국 제조사들이 기술 혁신과 품질 안정, 소비자 신뢰 회복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스마트폰 산업의 다음 성장 구간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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