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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2% 하락…외국인·기관 1조 순매도, 2,600선 붕괴로 투자심리 흔들려”
경제

“코스피 1.2% 하락…외국인·기관 1조 순매도, 2,600선 붕괴로 투자심리 흔들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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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마지막 장이 고요하게 닫혔다. 미국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꽃샘추위처럼 한반도 금융의 피부에 스며든 탓에, 코스피는 1.22% 내려 2,593.67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현·선물 시장에서 손을 놓으며, 1조 원을 넘어서는 순매도 행렬이 가격 곡선을 끌어내렸다.  

 

이날 지수는 2,614.66으로 흔들리며 한 발자국 물러섰고, 장중에는 2,580대까지 주저앉았다. 지난 9일 이후 2주 만에 2,600선이 종가에서 무너졌다. 주요 주역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자리를 두고 대립하는 형국을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857억 원, 기관은 4,321억 원을 각각 쏟아냈고, 개인 투자자는 9,452억 원을 끌어안으며 침묵 속 반등의 실마리를 찾으려 애썼다.  

코스피 1.2% 하락, 2,600선 아래로…외국인·기관 1조 순매도
코스피 1.2% 하락, 2,600선 아래로…외국인·기관 1조 순매도

코스피200 선물 시장의 풍경도 어둡게 물들었다. 외국인이 5,239억 원을 내놓으면서, 현·선물 시장을 더한 순매도 금액이 1조 원을 훌쩍 넘겼다. 그 여파가 업종 전방위로 확산됐다. 반도체와 자동차—즉, 국내 증시의 대들보라 불리는 대형주—마저도 약세였다는 점은 투자 심리의 얼어붙음을 상징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8%, LG에너지솔루션은 1.08% 내려가며, 역대급 저가에 다가섰다.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 대표주 역시 원화 강세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현대차는 2.98%, 기아 2.19%, 현대모비스 0.61% 하락하며 가격 경쟁력 약화 우려를 증시 전체로 전파했다.  

 

하지만, 항공주들은 낯선 희망의 흐름을 탔다. 대한항공(003490)은 2.51%, 제주항공(089590) 0.44%, 에어부산(298690)은 1.46% 올랐다. 원화 강세가 연료비 부담을 덜어줄 것이란 전망이 이변을 연출했다.  

 

한편, 장 끝 무렵까지 흔들린 또 다른 이름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최대주주 삼성물산이다. 인적분할 소식에 한때 반짝 올랐으나, 결국 각각 1.82%, 0.36% 하락 마감했다. 보험, 기계·장비, 운송장비, 건설업종들은 순서대로 1.66%, 2.71%, 1.60%, 1.56% 하락하며 그 충격을 나눠졌다.  

 

부드러운 온기가 감돈 영역도 적지 않았다. 섬유·의류는 2.38%, 전기·가스 0.88%, 오락·문화는 0.64% 상승했다.  

 

신호등이 황색으로 물든 코스닥에서는 0.82% 하락해 717.67에 마감했다. 외국인은 555억 원, 기관은 574억 원을 내놓았고, 개인 매수세가 1,165억 원으로 굳건히 자리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며 그린생명과학(114450)이 29.93%까지 뛰었고, 씨젠(096530), 진매트릭스(109820) 같은 진단키트주가 줄달음질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8조 6,459억 원, 코스닥은 5조 8,022억 원을 기록했다.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의 프리·정규마켓 거래대금도 3조 8,042억 원에 이르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부채 부담과 국채 금리 상승이 장벽처럼 투자 심리를 감쌌다”며, 외국인과 기관의 발길을 되돌렸음을 설명했다.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5.9원 내린 1,381.3원에 머물렀다. 원화 강세와 미국발 금융시장 긴장감이 서로 물고 물리며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다.  

 

5월도 끝자락에 서 있다. 다음 주에는 미국 금융시장 불안과 금리, 환율의 미세한 움직임이 다시 투자자들에게 변덕을 예고한다.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두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지금, 투자자들은 균형을 잡으며, 다가올 지표와 정책에 신중하게 눈을 맞출 준비가 필요하다. 부드럽지만 치열한 시장의 흐름 속에서, 매우 섬세한 대응이 요구된다.

김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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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외국인#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