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골 빌미 실수의 아쉬움”…강현무, 연승 문턱서 흔들→김기동 감독 냉정 평가
경기장에는 묵직한 침묵이 번졌다. 마지막 희망을 놓지 않았던 눈빛이, 골문 앞 작은 흔들림에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후반 9분, 골키퍼 강현무의 방심이 단숨에 승부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서울월드컵경기장 속 관중들 또한 아쉬움과 놀라움이 뒤섞인 감정으로 그 순간을 지켜봤다.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에서 FC서울과 수원FC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은 홈 팬들 앞에서 시즌 첫 연승을 노렸으나, 뜻하지 않은 실수 한 번에 그 기회를 놓쳤다. 반면, 수원FC는 실점 이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내 소중한 승점을 챙기며 강등권 탈출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

FC서울은 경기 초반부터 강력한 압박과 역동적인 공격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수차례 날카로운 슈팅 끝에 전반 42분, 루카스가 드디어 오랜 침묵을 깨며 헤더 골을 터뜨렸다. 루카스에게는 13경기 만에 나온 귀중한 득점이자, 시즌 반전의 신호탄처럼 여겨지는 순간이었다. 서울에 흐름이 남았지만 경기의 중심은 후반 초반 예기치 못한 실수에 있었다.
후반 9분, 수원FC가 역습에 나섰고, 야잔의 패스를 처리하던 강현무가 공 소유권을 잃자 안데르손이 재빨리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부 리그에서 보기 드문 골키퍼 실수는 동점골로 직결됐다. 경기가 끝난 뒤, 김기동 감독은 지켜만 볼 수 없었노라며 아쉬움의 말을 전했다. 그는 선수들의 집중력 저하와 경기 운영의 태도를 지적했고, 강현무 역시 누구보다 뼈아플 실수였음을 언급했다.
또한 김기동 감독은 루카스의 값진 득점이 경기 준비 과정에서 예감된 결과였다면서도, 예기치 못했던 실수로 분위기가 급변해 아쉬움을 표했다. 데뷔 후 첫 풀타임을 소화한 둑스에 대해서는 아직 부족하지만 분명 성장세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후반 교체 카드로 린가드를 투입한 배경 역시, 공격적으로 승리를 가져오고자 했던 의중을 밝혔다.
수원FC 김은중 감독은 선수단의 지속적인 성장과 달라진 분위기를 직접 느낀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데르손의 동점골은 최근 이적 루머에도 불구하고 팀에 필요한 핵심적인 움직임이었음을 인정했다. 안데르손의 공백을 완전히 메울 적임자를 찾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점도 토로했다.
무승부에 머문 FC서울은 다음 경기를 통해 다시 한번 도약을 노린다. 수원FC 역시 승점 확보의 기세를 이어가며 남은 시즌 탈꼴찌를 향한 기대를 품는다.
툭 떨어진 저녁 공기와 긴장 끝에 맺힌 땀방울, 흔들리는 마음과 맞서는 선수들의 뒷모습이 잔디 위 오래도록 남았다. 축구의 불편한 진실마저 온 몸으로 감당하는 이들의 일상은 언제나 소리 없는 이야기로 완성된다. 이날의 기록은 5월 24일 저녁,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K리그1 15라운드를 통해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