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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라운드의 이글”…맹동섭, 은퇴 무대서 약속→새로운 지도자 길로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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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라운드의 이글”…맹동섭, 은퇴 무대서 약속→새로운 지도자 길로 나서나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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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만장했던 투어 인생의 종착지에서 맹동섭은 마지막 이글로 서사를 완성했다. 짧지만 강렬했던 6번 홀의 샷, 그리고 긴 여정 끝에 전한 담담한 작별 인사는 그가 남긴 발자취의 무게를 오롯이 담고 있었다. 미소 속 아쉬움과 눈빛의 굳은 결의. 그리움과 설렘이 교차하는 순간, 그의 골프 인생은 또다시 새로운 길목에 들어섰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별명 ‘악어’, 맹동섭이 13일 공식 은퇴를 발표했다. 맹동섭은 이날 경기 끝 무렵, 경기도 안산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를 마친 직후 투어 생활을 마감하겠다고 밝혔다. 2009년 프로 데뷔 후 15년간 198개 대회 출전, 3차례 우승이라는 묵직한 기록을 남겼다. 2018년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거둔 마지막 우승 역시 지켜보는 이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투어 은퇴 선언”…맹동섭, KPGA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후→지도자 변신 예고
“투어 은퇴 선언”…맹동섭, KPGA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후→지도자 변신 예고

긴 세월, 때론 잦은 부상과 복귀의 교차는 곧 선수로서의 숙명이었다. 맹동섭은 부상으로 인한 경기력 저하와 이에 대한 자기 성찰을 숨기지 않았다. 최근까지 마지막을 고민했지만, 후배와 꿈나무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결심이 결국 그의 걸음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6번 홀(파5)에서 이글, 2라운드 합계 5언더파 139타는 의미 있는 기록으로 남았다. "마지막 대회에서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소회에는 지난 투어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지금 맹동섭은 이미 유소년 골퍼를 지도하고 있다. 단순한 은퇴가 아닌, 미래 골퍼 양성을 위한 시작점임을 각오로 내비쳤다. “좋은 지도자가 되겠다”는 그 한마디에는 구력 15년 동안 다져온 내공과 진심이 스며 있었다. 푸른 그린에서 흘린 땀방울 모두를 이제는 후배들을 위한 디딤돌로 삼고자 한다.

 

맹동섭의 KPGA 투어 여정은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종료와 함께 막을 내릴 예정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에 잠깐의 미련을 남기고서, 새로운 행보를 시작할 준비를 마친 맹동섭. 선수들의 성장과 꿈을 지켜볼 또 다른 여정의 서막이다.

 

경기가 끝나고, 팬들의 잔잔한 응원 속에 맹동섭은 자신만의 기록을 품은 채 조용한 걸음을 옮겼다. 긴 세월 경기를 통해 얻은 사유와 위로, 스승의 자리로 가는 전환점. 그의 마지막 투어 무대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을 통해 6월 13일, 골프 팬들에게 조용한 울림을 남겼다.

윤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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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동섭#kpga#하나은행인비테이셔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