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모니 20톤 첫 미국 선적”…고려아연, 전략광물 수출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고려아연이 전략광물 안티모니를 미국에 처음으로 공급하며 글로벌 광물 공급망의 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숨 가쁘게 돌아가는 세계 정세 속에서 자원의 경계 또한 움직이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15일 부산항에서 메릴랜드주 볼티모어로 향하는 화물선에 자체 생산한 안티모니 20톤을 선적했다고 16일 밝혔다. 올해 1월 미국 수출 추진을 공식화한 이후 약 5개월만에 성사된 첫 성과다.

이번에 수출된 안티모니는 온산제련소에서 생산된 국내 유일의 자원으로, 미국 방위산업망을 보유한 현지 기업과의 단기 계약으로 이뤄졌다. 첨단 방산 물자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안티모니의 물량이 미국 땅을 밟으면서, 이 물질의 전략적 가치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안티모니는 철갑 저격탄과 반도체 장비, 항공우주용 솔더, 잠수함용 밸러스트 등 각종 특수 분야에서 핵심적으로 활용된다. 미국은 안티모니 수입량의 60퍼센트 이상을 오랜 기간 중국에 의존해 왔다. 중국이 지난해부터 안티모니 관련 기술의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은 안정적 공급처 확보에 한층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변하는 지정학적 풍경 속에서 고려아연(010130)의 공급은 새로운 대체 방안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고려아연은 올해 미국에 100톤 수준의 안티모니를 수출할 예정이며, 내년부터는 공급량을 연 240톤 이상 확대하고 장기 공급 계약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티모니는 국가자원안보특별법이 지정한 33대 핵심광물 중 하나로, 납축전지, 케이블 피복, 방위산업 부품, 난연제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전략자원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안티모니 수입선 다변화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고려아연의 첫 선적은 이 같은 변화에 가교가 돼주는 의미 있는 순간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안티모니 첫 수출이 국내 광물산업의 위상 변화는 물론,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미국 내 공급 확대와 장기 계약 체결이 현실화된다면, 관련 산업 및 투자자 모두에게 안정적인 미래 전략 수립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광물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자원 확보와 공급 안정성 강화 준비가 각국 정책과 기업전략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 연계 산업들의 수출입 동향과 추가 공급 계약, 미국과 유럽의 추가 전략광물 정책 발표 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