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88분”…황의조, 새 시즌 첫 경기 선발→무득점·슈팅 1개 부진
이른 아침 스타디움에 울려 퍼진 기대와 긴장, 그 한가운데 황의조가 있었다. 불미스러운 이슈 속에서도 새 시즌 선발 출전이 확정될 때, 관중석에서는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작은 탄식이 교차했다. 그러나 기다림 끝에 마주한 그의 데뷔전은 공백과 여운만을 남긴 채 끝나고 말았다.
황의조는 17일 바체셰히르 오쿨라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6시즌 쉬페르리그 2라운드 알라니아스포르의 첫 공식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알라니아스포르는 예정됐던 개막전이 연기됨에 따라 리제스포르를 시즌 첫 상대로 맞이했고, 양 팀 모두 골문을 열지 못한 채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알라니아스포르의 공격 진영에서 황의조는 3-4-3 포메이션의 왼쪽 측면 공격수로 뛰었다. 경기 내내 88분을 소화했지만, 슈팅은 단 한 차례에 그쳤고, 볼 터치는 23회에 머물렀다. 패스 17회 중 12회만이 성공했고, 지상 경합과 공중전 모두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구 통계 매체 폿몹이 매긴 평점에서는 선발 공격수 3명 가운데 가장 높은 6.1점을 획득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반면, 알라니아스포르 수비진은 안정적인 스리백 운영을 바탕으로 모두 7점 이상을 기록했다.
경기장 밖에서 황의조의 이름은 여전히 무거운 법정 이슈와 연결돼 있다. 상대 여성 2명의 동의 없이 영상 촬영을 했던 혐의로 황의조는 지난해 10월 첫 공판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공소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1심에서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20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수강이 선고됐으나 피고인과 검찰 모두가 항소했다.
최근 열린 항소심에서 검찰은 징역 4년형을 다시 요청했다. 영상통화 녹화 행위도 재심의에 부쳐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1심에서 기습적으로 진행된 공탁이 정상참작 사유로 받아들여지는 것 역시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피해자 측의 미치유 상태와 황의조의 초반 대응이 2차 가해로 해석될 소지가 있음도 재판부에 전달됐다.
선수 개인의 선택과 법적 책임, 이것이 그라운드에서의 퍼포먼스와 별개일 수 없는 시대다. 황의조가 투입되는 순간마다 회색빛 시선이 떠나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라니아스포르는 이번 경기에서 역습과 조직력에서 힘을 보여줬으나, 공격진 전체의 침묵은 시즌 전망에 불안감을 안겼다.
담담하게 쏟아지던 야광 조명 아래, 필드의 황의조는 묵묵히 코트를 걸어 나왔다. 아직 해명되지 않은 아이러니와 팬들의 엇갈린 시선 사이, 그의 한 시즌은 이미 시작됐다. 알라니아스포르와 황의조의 행보는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