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뜨거운 햇살 사이”…고흥의 변덕스러운 여름, 일상에 새긴 온도차
우산이 다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예전에는 8월이면 한낮 더위만 고민했지만, 이제 고흥의 여름은 비와 맑음이 엇갈리며 준비할 게 늘어난다. 높아지는 습도와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대비하는 것이, 어느새 이 지역 주민들의 일상이 됐다.
12일 월요일에는 하루 종일 이어지는 빗속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출근길부터 우산을 챙겼다”는 한 주민의 목소리처럼, SNS에는 흠뻑 젖은 거리와 비 오는 창밖 풍경 인증이 이어졌다. 13일에도 비가 이어진 뒤, 14일부터는 맑고 무더운 여름이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15일과 16일에는 기온이 33도까지 올라 초여름이 아닌 한여름의 기세를 드러낸다. 반면, 주 후반부에는 또다시 비 소식이 고흥 사람들의 일상 대화를 차지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이번 주 기상예보에 따르면 12~13일은 비가 집중되지만, 이후 17일까지는 낮기온이 33도에 근접하거나 웃돌며 강수 확률은 한 자릿수로 떨어진다. 그러다 19일부터는 강수 확률이 60%를 넘기며 다시 비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 전문가들은 “여름철 남해안에서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며칠에 걸쳐 날씨 흐름이 강하게 바뀌는 경우가 많다”며 “습도와 기온의 차이만큼 신체 컨디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다 보니 주민들은 아침마다 우산과 선풍기, 양산, 모자를 동시에 챙기는 신중함을 보여준다.
실제로 기자가 고흥 시내를 돌아본 결과, 이번 주에는 편의점에서 얼음 생수와 아이스크림, 장마 대비 레인부츠가 함께 인기였다. “아침에 해가 밝길래 반팔을 입고 나갔다가, 오후 비 소식에 다시 우비를 샀다”는 소비자 후기가 이어진 것도 고흥의 다이내믹한 여름을 보여준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내복과 우비를 함께 챙겨야 하나”, “에어컨 없이 못 버틴다”는 공감의 글이 SNS에 오르내린다. 그만큼 변덕스러운 날씨가 일상의 작은 불편과 웃음을 동시에 만들어낸다.
예상치 못한 비와 햇살, 온도차는 지금 고흥 사람들의 걱정이자 이야깃거리다. 날씨에 따라 생활 패턴도 유연해지면서, 작은 준비와 배려가 새로운 여름 습관이 되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