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세이브 전설의 진심”…오승환, 김영우 성장을 향한 조언→후배와의 여운
서울 잠실구장에는 은퇴 투어의 감동이 잔잔히 흘렀다. 관중의 시선이 쏟아진 그라운드 위에서 오승환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후배를 바라봤다. KBO리그의 427세이브 전설, 그의 손끝에서 흘러나온 한마디에는 오랜 세월을 견딘 삶과 동료에 대한 깊은 신뢰가 스며 있었다. 팬들의 박수와 뜨거운 환호는 시간이 멈춘 듯한 순간에도 조용히 이어졌다.
바로 은퇴 투어를 마친 직후, 오승환은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의 요청으로 마운드에 새롭게 선 김영우를 향해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오승환은 “김영우가 던지는 모습을봤다. 이미 좋은 공을 가지고 있고, 진지하게 야구에 임한다면 훨씬 더 발전할 수 있다”고 후배를 격려했다. 이어 오승환은 “웨이트 트레이닝 덕분에 선수 생활을 오래 버틸 수 있었다”며 “투수라면 꼭 운동 습관을 가져야 커리어를 길게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해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수했다.

염경엽 감독은 오승환에 대해 “모든 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마무리 투수이자 자기 관리가 탁월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감독은 “오승환은 전완근의 힘으로 공을 찍어 던진다. 김영우에게도 회전 축적과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며 롤모델로 삼을 필요성을 강조했다. KBO에서만 427개, 일본 80개, 미국에서 42개의 세이브를 적립한 오승환의 족적을 바라보며 세대 교감의 울림이 짙게 퍼졌다.
김영우는 올 시즌 시속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무기로 3승 2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06이라는 눈에 띄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기대주가 전설의 조언을 들으며 어떻게 성장할지, LG 구단과 염경엽 감독은 젊은 투수들의 미래를 함께 그려보고 있다.
21년간 프로 무대를 누빈 오승환은 “고교 시절에는 지명을 받지 못했지만 대학에서 보낸 고민 어린 시간 덕분에 도움이 됐다”며 아마추어 선수들에게도 뚜렷한 희망과 응원을 전했다. 힘겨운 시간과 더딘 성장 속에서, 진지함이 얼마나 큰 밑거름이 되는지 그는 차분히 일러주었다.
각기 다른 빛으로 야구에 몰입한 두 선수의 만남은 관중에게도 잔잔한 여운을 남겼다. 누적된 세월과 거리, 응축된 몸짓과 말들의 힘이 밤하늘을 감쌌다. 오직 한 장의 기억이 되고 싶은 순간, 서울 잠실구장은 배움의 진심에 머물렀다. 이 장면은 선수와 팬, 모두의 마음에 긴 시간을 두고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