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비트코인 대량 매도에 극단적 공포”…암호화폐 시장, 고래 움직임에 변동성 심화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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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1월 3일,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BTC)이 대량 매도와 함께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장기 보유자인 ‘고래(whale)’들의 대규모 자금 이동이 하락 압력을 키우면서, 미국(USA)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과 기관 자금 이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기업 아캄(Arkham)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약 1만3,000BTC(14억8천만 달러 상당)가 크라켄,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하이퍼리퀴드 등 주요 거래소로 입금된 사실이 확인됐다. 특히 오언 군덴(Owen Gunden) 명의로 식별된 지갑에선 10월 21일 이후 3,265BTC(3억6천4백50만 달러 상당)가 단일 거래소로 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보유자의 거래소 입금은 매도 전환 신호로 해석되며, 가격 변동 폭을 키워 투자심리를 극도로 위축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비트코인 급락, 고래 지갑서 대량 매도…시장 심리 ‘극단적 위축’
비트코인 급락, 고래 지갑서 대량 매도…시장 심리 ‘극단적 위축’

최근 비트코인 시세는 11만 달러 선이 무너진 이후, 11월 3일 기준 10만7,165달러까지 내려앉아 하루 새 3%, 주간 기준 7% 이상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1,200억 달러의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이는 10월 초 단기 폭락(플래시 크래시) 이후 매수세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추가 매도세가 덮친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하락 흐름은 미국 연준의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이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은 직후 더욱 심화됐다.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가 기정사실이 아니다”는 발언으로, 주식과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 전반에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이다. 이에 더해 비트코인 ETF(상장지수펀드) 시장에서도 일주일 만에 11억5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출되며, 기관투자자들의 관망세가 뚜렷해졌다. 코인베이스 내 미국 비트코인 프리미엄 지표도 마이너스로 전환돼, 개인과 기관 모두 수요가 둔화 중임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장기 보유자의 구조적 자산 조정 가능성이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취약성을 드러낸다”고 분석했다. 시장은 11월 7일 예정된 미국 고용지표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용이 예상보다 강할 경우, 연준의 매파 기조가 강화되면서 자산시장에는 추가 하방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 미중 무역 협정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단기적 위험자산 선호 심리는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급락이 단순한 단기 충격을 넘어,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재조정 내지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진단한다. 다만 일부는 “시장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국면에서는 과도한 매도세가 곧 반등의 계기가 되기도 한다”며 변동성 시대에 신중한 투자 태도를 강조했다.  

시장은 당분간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와 대형 투자자 움직임에 연동돼 큰 폭의 가격 변동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사회는 비트코인 시장의 향후 반등 가능성과, 이번 조정이 남길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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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오언군덴#제롬파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