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캄보디아 투자사기 연루 12명 검거”…경찰, 진술 대본까지 확보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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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현지 범죄 단지와 연계된 투자 리딩방 사기 조직의 자금 세탁에 가담한 내국인 12명이 경찰에 붙잡히며, 해외 조직과 국내 공모 실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라고 주장했으나, 사전에 준비한 ‘경찰 진술용 대본’이 확인되며 공범 정황이 드러났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10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자금 세탁에 연루된 12명을 검거했으며, 이 중 A씨 등 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캄보디아 태자단지에서 주식 리딩방·노쇼 사기 조직의 자금 흐름 관리에 관여했다. 주로 대포통장, 가상화폐 계정 모집과 제공을 통해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출처=부산 중부경찰서
출처=부산 중부경찰서

이 조직은 피해자 84명으로부터 약 76억 원을 송금받았고, 경찰은 피의자들의 입국 시점 추적을 통해 7월부터 순차적으로 검거에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 과정에서 범죄 수익금 4500만 원 상당을 계좌 동결과 함께 몰수 보전 조치했다”고 말했다.

 

피의자들은 “캄보디아 여행 중 범죄 단지에 끌려가 강제로 가담했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 내에서 실제 상황을 가장한 ‘진술용 대본’을 확보했다. 이에 경찰은 피의자 전원이 범행에 조직적으로 동조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12명 모두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한편, 경찰은 국제 사기 조직과 국내 공모자의 연계 실태, 자금 세탁 루트 차단 등 추가 대책 마련에 힘쓸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해외 기반 금융사기가 국내에 미치는 실제 피해 심각성, 범죄 피해자 보호 및 예방제도 보완 필요성을 다시금 제기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과 관계 기관은 범죄 조직의 국내 연계망 차단을 위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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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캄보디아투자사기#자금세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