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2.47% 급등…트럼프의 관세 유예에 뉴욕증시 환호→미·EU 정상 외교 물꼬 트나”
27일 저녁, 뉴욕 월가의 낡은 석조 청사 위로 투명한 불빛이 길게 드리워졌다. 이따금 종이와 전광판에 숫자가 춤추는 거래소 안에서는 미묘한 기대와 설렘이 교차했다. 경제의 맥박을 짚는 이 날,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함께 힘차게 오르며 마치 무역의 봄바람을 맞이하는 듯했다.
장마감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1.78% 오른 42,343.65를 기록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지수도 2.05% 상승해 5,921.54에 도달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무려 2.47% 급등한 19,199.16에 안착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예고했던 50% 관세 부과 시점을 6월 1일에서 7월 9일로 전격 연기한 데서 비롯된 것이었다. 시장의 불안이 해갈되고, 또 다른 협상 국면이 다가오는 신호였다.

무거웠던 무역 전선에 약간의 숨통이 트이자, '매그니피센트7' 기술주 대장주와 통신, 임의소비재 섹터까지 일제히 활기를 되찾았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의 경영 전념 선언에 7%나 올랐고, 애플은 2.53%, 엔비디아는 3.21% 강세를 보이며 AI와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7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전환시켰다. 다만 테슬라의 4월 유럽 판매는 전년 대비 49% 뒷걸음질, 기업 실적의 온도차도 공존했다.
시장 한켠에는 무역 협상 타결에의 기대가 은은히 완연한 빛을 띠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EU가 신속히 회담 일정을 조율하자 하고 연락해왔다”며 낙관적 한 줄기 희망을 시사했지만, 각국 간 이해관계는 여전히 복잡하게 교차한다. 미국 주요 소비자신뢰지수마저 5월 들어 급반등, 미중 관세 일부 완화와 맞물린 회복세가 깊어졌다. “장기 연휴의 끝자락, 급등락은 무역 갈등 완화와 협상 진전이라는 두 개의 씨앗을 남겼다”는 댄 라이언 신시러스어드바이저리 매니징 파트너의 말에서도 시장의 진동이 전달된다.
한편, 기술주의 활황에 힘입어 위험자산 쏠림이 두드러졌으나, 미국 연방기금금리 동결(7월 기준)이 74.9%로 가장 유력하다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신호는 투자자 심리에 평온을 더했다. 연내 2차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지수(VIX)도 7.83% 내려 18.96을 기록하며 시장의 안정감 회복을 증명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다시금 긴장의 빗장을 연 채, 협상의 본질이 앞으로 국제 경제를 어떻게 이끌지 촉각을 세운다. 미국 정부와 EU 간 정상외교의 물꼬가 실제 돌파구로 이어질지, 눈부신 위험자산 랠리 이면에 자리한 경기지표들의 신음에 시장과 투자자, 각국 정부는 조용하고도 예민한 시선으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