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176포인트 급락”…트럼프, 애플 관세 경고 여파→글로벌 증시 불안 확산
세계 금융시장은 5월의 끝자락, 깊은 흔들림 속에 들어섰다. 미국 뉴욕증시는 장 초입부터 거센 하락세로 하루를 열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애플을 겨냥한 고율 관세 도입을 강하게 시사하며, 투자자 심리를 단숨에 움켜잡았다. 시장은 기술주를 비롯해 대형주, 중소형주 구분 없이 강한 매도세에 휘말렸다. 위기의 기운이 금융가 전반을 무겁게 감돌았다.
S&P500지수는 5,798.08포인트로 전일보다 43.92포인트, 0.75% 내려앉았다. 나스닥종합지수는 176.18포인트 감소한 18,749.55로 마감했다. 다우존스지수도 41,613.24를 기록하며 0.59% 떨어졌다. 나스닥100지수는 0.90% 내린 20,922.87, 러셀2000지수 역시 0.57% 하락한 2,033.83에 머물렀다. 시장의 공포를 담는 변동성지수(VIX)는 22.17로 치솟아, 단 하루 만에 9.32% 급등했다. 불확실성을 두려워하는 자금의 그림자가 진하게 드리워진 풍경이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https://cdn.presscon.ai/prod/129/images/resize/800/20250524/1748012402473_971766600.webp)
트럼프 전 대통령의 목소리는 이날 시장의 주제가로 떠올랐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애플이 미국 내 생산에 나서지 않으면, 최소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을 대표하는 기술 공룡에 대한 이례적 압박이 실렸고, 보호무역주의의 망령이 월스트리트를 출렁이게 했다. 글로벌 공급망에 짙은 안개가 드리워졌다.
애플 주가는 장중 2.71%나 떨어지며 시장 전반 하락세를 이끌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는 각각 0.98%, 1.3% 밀려 시장을 무겁게 했다. 테슬라도 0.94% 내려 337.83달러를 나타냈다. 주요 성장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자, 국내 투자자들이 중심을 둔 해외주식 보유금액 상위 10개 종목에서도 일제히 자금이 빠져나갔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집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9,537억원 감소한 31조 1,272억원을 보였고, 엔비디아 역시 4,150억원 줄어든 16조 2,079억원으로 집계됐다. 팔란티어 테크도 2,716억원이 이탈해 5조 6,271억원 선으로 내려앉았다. 다만, 알파벳 A는 820억원이 유입돼 3조 3,914억원으로 반전했다. 전 거래일 주가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따른다.
11위권 이하에서는 아이온큐가 1,984억원 감소한 3조 3,574억원, 아마존닷컴은 612억원 하락한 2조 3,186억원을 기록했다. 메타 플랫폼과 마이크로스트래티지도 각각 1.31%, 3.72% 떨어졌다. 투자자들은 변동성 속에서 위험 회피를 택했다. 이날 원화 환율은 14.9원 내려 1,368.1원을 나타내며, 외화 유입 기대감마저 위축됐다.
업종별로는 기술주와 임의소비재 섹터가 약 1.2%씩 하락했고, 산업·통신서비스도 0.8% 안팎으로 물러섰다. 다만 유틸리티만 0.18% 올랐다. 방어적 전략이 일부 힘을 발휘했으나, 시장 전체의 약세 물결은 피하지 못했다.
이 와중에 시선을 받은 종목도 있었다. 세금 신고 소프트웨어로 유명한 인튜이트는 1분기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9% 급등하는 반전을 연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원자력 산업 부양 가능성을 내비치자, 오클로 14%, 뉴스케일 파워 9%, 콘스텔레이션 에너지 2% 상승하며 방어주로 조명이 모였다.
유럽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유로스톡스50이 2.42%, 프랑스 CAC40 2.52%, 독일 DAX 2%, 영국 FTSE 0.79% 떨어졌다. 국제유가(WTI 기준)는 0.38%, 브렌트유는 0.45% 하락해 네 거래일 연속 약세였다. 에너지마저도 불안의 그늘 아래 잠겼다.
글로벌 증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 마디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미중 무역전쟁 재점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주요 기업 실적 압박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투자자와 기업, 소비자 모두 예상치 못한 파고 앞에서 한 발 물러서야 하는 분위기다.
이 불확실한 구도 속에서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 변동성에 휩쓸리기보다는 근본 구조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제기됐다. 앞으로 미중 간 무역 분쟁 추가 악화 여부, 주요국 정책 변화, 기업 실적 발표 등 후속 일정이 시장 내내 중요한 불씨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각자의 자리에서 신중함과 긴 시선을 가져야 할 계절이 다시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