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정유시설·드론 공장 불길”…드론 공습 속 전사자 시신 교환→유럽 전선 긴장 격화
6월의 우크라이나 평원과 러시아 내륙 도시 위로 다시 한 번 불길과 연기가 피어올랐다. 새벽을 깨우는 사이렌과 함께, 양국은 서로의 핵심 기반 시설을 겨누는 정밀 타격을 주고받으며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간다. 전장 한복판이 아닌 산업의 심장부, 체온이 남은 공장과 정유시설로까지 확전된 공습은, 끝을 예측할 수 없는 불안의 그림자를 드리운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폴타바주 크레멘추크에 위치한 대형 정유시설을 장거리 미사일과 드론으로 정조준했다 밝혔다. 러시아 측은 해당 정유소가 돈바스 지역 군 병력의 연료 보급 요충지였다며, '특별군사작전' 개시 초기 이후 두 번째로 이 시설의 가동을 멈췄음을 강조한다. 미사일과 드론이 누빈 후, 그 땅에는 주유소와 주거 건물, 전력선과 차량이 얽혀 검은 잿더미가 돼버렸다고 한다. 볼로디미르 코허트 폴타바 주지사 대행은 에너지와 농업 기반 시설까지 파괴됐음을 전하며, 곳곳에서 화염과 싸우는 현장의 긴장감을 전했다.

러시아의 군사 작전에 맞서, 우크라이나 역시 드론을 무장 삼아 응수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타타르스탄 옐라부가 마을에 위치한 드론 공장을 겨냥, 이곳이 에너지 인프라와 민간 지역을 공격하는 무인기의 핵심 생산기지였음을 겨냥했다고 밝혔다. 약 1,500킬로미터 떨어진 타타르스탄에까지 날아든 우크라이나 무인기의 잔해, 무너진 자동차 공장과 함께 1명의 사망자와 13명의 부상자를 남겼다. 루스탐 민니하토프 타타르스탄 주지사는 "공포와 패닉을 유도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모든 산업이 안정적으로 작동 중"이라며 위기의 일상 속 꿋꿋함을 드러냈다. 옐라부가는 연간 6,000대 생산을 목표 삼는 샤헤드 계열 드론이 제작되는 곳으로, 이번에 우크라이나의 우선 타깃이 됐다.
군사적 충돌의 중심에는 새로운 양상이 펼쳐진다. 전열이 팽팽한 전장 선이 고요한 대신, 에너지원과 드론 제조 능력 등 전략적 심장부가 집중 공습의 목표가 됐다. 전투의 잔인함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최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합의된 대로 전사자 시신 1,200구를 교환하며 인도적 조치에도 나섰지만, 그마저도 긴장 완화에는 힘을 못 쓴다. 국제사회는 엇갈린 시선으로 이 새로운 공습의 현실을 주시하고 있으며, 전략 자원의 생명이 끊길 때마다 유럽 전선 전반에 걸친 불안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전쟁의 포화는 좀처럼 식지 않는다. 시설의 잔해 위, 내일 아침을 설계하고 복구의 손길을 내미는 이들의 모습이야말로 동유럽 긴장의 민낯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