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한국형 GPS, 2029년 스페이스X로 발사”…우주항공청, 독자 항법 시대 연다

서현우 기자
입력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이 2029년 스페이스X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 독자적 위성항법 인프라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기존 GPS 의존 구조에서 벗어나 자주적 항법 서비스 제공이 가시권에 들어섰다.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23일 KPS 1호 위성의 발사 계약을 글로벌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체결했다고 30일 공식 발표했다. 업계는 이번 계약을 ‘위성항법 강국 진입의 분기점’으로 꼽고 있다.

 

KPS 1호는 우리나라 최초의 항법 위성이다. 경사지구동기궤도(IGSO) 위성으로 2029년 9월 스페이스X의 발사체를 통해 우주로 이동, 독립적인 위치·항법 데이터를 제공하는 임무를 맡는다. 전체 KPS 계획은 2035년까지 총 8기 위성으로 구성된다. 이 중 5기는 IGSO에서, 나머지 3기는 지구정지궤도(GEO)에서 운용돼 한반도 및 인근 지역을 정밀하게 커버한다. 기존 수신 기관들은 미군의 GPS 등 외부 시스템 신호에만 의존해왔으나, KPS 기반 체계가 확대되면 안보·산업 응용에서 신뢰성이 높아진다.

항법위성은 수신 단말에 24시간 정밀 위치정보를 제공해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항공·선박 운항, 자율주행 교통망, 재난대응 등 첨단 인프라의 핵심 요소다. KPS의 자체 데이터가 확보되면 신호 탈취 등 보안 리스크가 대폭 감소한다. 스페이스X와의 계약은 고성능 발사체 기반 시장 진입 장벽을 극복한 선진 사례로 평가된다. 해외에서는 미국(GPS), 러시아(GLONASS), 유럽연합(Galileo), 중국(BeiDou), 일본(QZSS), 인도(NavIC) 등이 이미 독자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KPS 프로젝트 완공 시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 위성항법 국가에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위성항법 독립의 실효성은 교통, 국가 재난방재, 항공우주산업, 군사 등 다방면에서 기대를 모은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는 한미 연합 GPS 보완과 아태지역 항법주권 확보 측면에서 경제·안보 시너지가 예상된다. 정책적으로는 KPS 인프라 투자와 동시에 국제 규격 인증, 사이버 보안, 서비스 표준화 등 후속 과제가 요구된다.

 

김진희 우주항공청 인공위성부문장은 “KPS는 국민 생활 편의뿐 아니라 공공안전과 미래 산업 경쟁력에도 필수적인 인프라”라며 “2029년 첫 발사를 시작으로 2035년까지 전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해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시장에 조기에 안착할지, 정책·기술적 정합성 확보가 동반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서현우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우주항공청#스페이스x#kp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