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자립 선언”…미국, ‘리튬 아메리카’·‘태커 패스’ 광산 지분 인수에 산업계 촉각
현지시간 9월 30일, 미국(USA) 에너지부가 캐나다 ‘리튬 아메리카’와 네바다주 ‘태커 패스’ 광산 프로젝트 지분 각각 5%를 공식 취득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가 수입에 의존해온 리튬을 자국 생산으로 대체하고, 배터리 핵심 광물 공급망을 직접 통제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미국 에너지부 크리스 라이트 장관은 블룸버그TV를 통해 “광산 건설은 미국의 최선의 이익에 부합한다”며 “몇 년 내 수입 리튬의 대부분을 자국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너지부는 이번 인수에 무상 워런트 방식을 도입, 공적 지원을 넘어 실제 지분 확보라는 수단까지 동원했다.

태커 패스 광산은 ‘리튬 아메리카’(62%)와 ‘제너럴모터스(GM)’(38%)가 공동 개발하는 미국 내 최대 리튬 생산 프로젝트다. GM은 6억 2,500만 달러를 투자해 향후 20년간 1단계 생산 전량과 2단계 일부를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에너지부가 프로젝트에 22억 달러 대출 제공을 발표했으나, GM의 시장 상황과 무관한 리튬 구매 보장 거부로 대출 조건이 변경돼 정부가 워런트에 의한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리튬 아메리카’ 측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지분 5~10% 보통주에 대한 무상 워런트 제공을 제안한 바 있으며, 최종적으로 미국 정부가 5%를 인수하게 됐다. 태커 패스가 1단계에 돌입하면 연 4만t의 배터리급 탄산리튬을 생산, 전기차 80만 대 공급이 가능해져 기존 최대 생산지인 앨버말(연 5,000t 미만) 대비 압도적 생산량을 예고한다.
이 같은 조치는 미국이 중국으로부터의 자원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려는 정책과 직결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핵심 광물을 직접 확보하는 정책을 강화해왔으며, 국방부가 MP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를 투자해 최대 주주에 오르는 등 앞서 다양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한 바 있다. 인텔 역시 정부의 89억 달러 보조금과 함께 9.9% 지분을 배정받았다.
프로젝트에는 미국 의회 내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모두가 초당적으로 지지를 보내는 만큼, 리튬과 배터리 공급망 재편 흐름이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에너지부 관계자는 “내수 전기차·배터리 산업 전반의 근간을 강화하는 결정”이라고 의의를 부여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주요 매체는 “공급망 주권 확보의 전환점”이라 분석하며, 향후 미국 내 리튬 산업 구조 재편 가속을 예견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이 조치는 단순한 정부 보조금이나 대출을 넘어 실질적 기업 통제 수단으로, 리튬 및 차세대 배터리 전체 산업 지형에 광범위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태커 패스 광산의 상용 생산성과 미국 내 리튬 수급, 글로벌 배터리 산업 구도 변화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부상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 및 에너지 대전환 국면에서 미국의 자원 전략이 경쟁국 공급망에 미치는 여파가 클 것”이라며, “향후 국제 배터리 시장 내 미국의 영향력 확대 여부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리튬을 둘러싼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기술 패권 경쟁에 어떤 양상을 가져올지 국제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