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현씨밴드 무너진 신뢰”…나상현, 성추행 고백→공연 취소 잇따른 충격
바람처럼 자유롭던 무대 위에서 나상현의 목소리는 언젠가 우리 곁을 더 오래 머무를 듯했다. 하지만 그가 남긴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는 깊은 후회와 함께 씁쓸한 현실을 불러왔다. SNS에 남긴 그의 고백이 잦아들자, 인디 신의 믿음은 조용히 흔들렸다.
나상현씨밴드의 보컬이자 송라이터인 나상현은 최근 자신을 둘러싼 성추행 논란을 공식적으로 시인하며 침묵 대신 용기를 택했다. 그는 “과거 행동으로 불쾌함을 겪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피해자에게 오랜만에 직접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2차 가해는 절대 삼가 달라”는 그의 덧붙임에는 스스로에게 향한 무거운 책임감과 팬들, 그리고 동료들에게의 배려가 묻어났다.

기억 저편, 만취한 척하며 여성 동석자의 허벅지를 만졌다는 폭로는 빠른 속도로 퍼졌다. 특히, 평소 여성과 인권 존중을 강조해온 나상현의 이미지 탓에 실망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팬들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혹과 배신, 그리고 상처받은 마음을 가감 없이 토로했다. 이에 따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등 주요 음악 행사는 그의 출연을 잇따라 취소했고, 30일 예정이던 신곡 발표와 7월 단독 콘서트까지 암운이 드리웠다.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시작한 나상현씨밴드는 앨범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와 첫 EP ‘찌릿찌릿’을 통해 특유의 감성으로 인디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꾸준한 무대와 페스티벌에서의 열정은 기존 팬덤 내 단단한 유대와 믿음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팀의 존재감을 짓밟는 또렷한 그림자를 남겼고, 회복할 수 없는 상실감이 음악 그 자체를 흔든다.
침묵을 걷어낸 고백에도 불구하고, 오랜 시간 공들여 쌓아온 팀의 명성과 공연장은 불확실 속에 떨리고 있다. 나상현씨밴드를 응원하던 팬들은 지금, 무대에 남은 빈자리와 쓸쓸해진 음악의 여운을 더 깊게 떠올린다. 여름을 가르던 페스티벌들의 취소 소식과, 대중의 실망스런 시선 속에서 인디 신 한구석의 역사 또한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을 전망이다.
나상현씨밴드의 행방과 팬덤의 아픔, 그리고 뿌리 깊은 실망의 진동은 앞으로도 음악계의 뜨거운 논점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