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경수, 미지 공간 파고든 결의”…미지의 서울 첫 등장→긴장과 여운 번지다
낯선 마을에 조용히 스며드는 류경수의 발걸음은 두손리의 익숙한 풍경에도 금세 새로운 결을 드리웠다. 단정한 복장의 세련미와 담백한 표정, 그리고 능글맞은 말투가 어우러져 이방인의 존재감을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미지의 서울’ 첫 방송에서 한세진으로 분한 류경수는 마을회관 문을 여는 순간부터 남다른 시선을 머금어, 주변의 공기조차 달라지게 만들었다.
청년회 공일남과 마주하는 첫 장면에서는 무표정한 응수로 상대의 핀잔을 가볍게 흘려보냈고, 작은 동작 속 담긴 결연함이 보는 이의 마음을 자극했다. 특히 조명갑과의 만남에서 유미지의 과거 이야기를 듣는 순간, 류경수의 눈빛에는 뜻밖의 진지함이 스며들었다. 할머니 병간호 탓에 삶의 방향을 바꾼 유미지의 과거를 마주한 그의 표정은, 예상과 달리 짙은 감정과 함께 한세진 캐릭터의 숨겨진 단면을 드러냈다.

한세진의 등장은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에 미묘한 파문을 일으켰다. 티격태격하는 순간에도 능청스러움을 잃지 않았고, 유미지와 얽히는 대화에서는 문득 밀도 높은 침묵과 진지함이 번져나갔다. 짧은 농담은 긴 여운을 남겼으며, 속을 알 수 없는 미소와 무심한 듯 보이는 태도는 드라마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단순한 신입 농장주가 아닌, 특별한 존재감의 한세진은 마을과 인물들 사이에 새로운 에너지를 타고 돌았다.
류경수는 한세진 캐릭터에 느긋함과 날카로움, 정제된 어조와 불현듯 터지는 진심을 입혀 더욱 입체적인 인물을 완성했다. 누군가의 시선을 마주한 채 정적 속에 머물던 장면에서는, 다가올 미래의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번져가는 듯한 여운이 흐드러졌다. 조용히 유미지의 이력서를 들여다보는 밤의 장면에서는 앞으로 펼쳐질 서사에 대한 수많은 가능성을 예고하며 시청자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류경수는 전작들과는 다른 깊이와 색채의 연기를 선보였다. 두손리라는 공간의 서늘함, 인물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미묘한 감정의 결, 그리고 무엇보다 한세진과 유미지의 앞으로의 관계 변화가 시청자의 마음에 이정표로 남을 전망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류경수의 절제된 내면 연기가 더욱 도드라진다. 갈등과 화해, 궁금증이 어우러진 이 드라마는 매회 마다 감정의 파문을 확장시키고 있다.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9시 20분 tvN에서 방송되는 ‘미지의 서울’은 류경수의 새로운 얼굴과 더불어, 두손리의 풍경만큼 잔잔한 긴장과 서사를 시청자에게 오래도록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