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더비, 극적인 골 드라마”…배준호·황희찬 연속골→프리시즌 희망 쏘다
비 내리는 영국 스토크온트렌트, 두 한국인 젊은이가 그라운드 위에서 만든 이야기는 잔잔한 감동을 남겼다. 배준호의 날카로운 힐킥 선제골과 황희찬의 담대한 동점포는, 수만 관중 앞에서 나라를 대표하는 어깨를 더욱 단단히 세웠다. 선명한 유니폼 색이 교차하는 순간마다, 희망 가득 찬 감탄과 숙연한 긴장이 번갈아 흘렀다.
26일 오후 열린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배준호의 스토크시티와 황희찬의 울버햄프턴이 1-1로 맞서며 팬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전반 44분, 배준호는 손끝을 떠난 공을 감각적인 힐킥으로 마무리하며 선제 득점에 성공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엇갈리듯 배준호가 교체됐고, 이어 피치를 밟은 황희찬이 후반 30분 페널티킥 리바운드를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통계적으로도 의미 있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날 두 팀의 모든 득점이 한국 선수의 발끝에서 나왔다는 점, 그리고 두 선수가 서로 다른 시간대에 활약해 아직 동시 출전의 가능성을 남겼다는 점이다. 배준호는 프로 데뷔 첫 해 유럽 무대에서 3골 5도움이라는 기록으로 기분 좋은 자신감을 쌓았으며, 울버햄프턴에서 입지가 흔들렸던 황희찬은 약 7개월 만에 골을 터뜨리며 반등의 신호탄을 쏘았다.
현지 팬과 언론 역시 이색적인 ‘코리안더비’에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배준호의 세밀한 볼 터치와 황희찬의 집중력 넘치는 마무리가 동시에 주목받았고, 프리시즌이었지만 마치 국내 리그 빅매치에 버금가는 긴장감이 연출됐다. 경기 종료 후, 두 선수는 잔디 위에서 짧은 미소와 인사를 주고받으며 선의 경쟁의 온기를 더했다.
프리시즌의 드라마가 끝나고, 공식 시즌 개막을 앞둔 현재 두 한국인 선수의 미래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답답함을 딛고 전진한 젊은 어깨는, 영국 그라운드에서 또 한 번 새로운 기록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두 선수의 다음 행보는 곧 다가올 시즌에서 다시 펼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