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경로 불확실”…파월 신중 발언에 비트코인 급락, 연준 금리인하 기대 후퇴
현지시각 23일, 미국(USA) 로드아일랜드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통화정책 관련 신중한 입장을 밝히며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이 출렁였다. 최근 FOMC 회의에서 연내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했던 투자자 기대감이 한풀 꺾이며, 암호화폐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현지 상공회의소 경제 전망 연설에서 “통화정책의 경로는 정해진 것이 아니며, 향후 경제 지표와 전망, 그리고 위험의 균형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불확실한 경로와 단기적 물가상승 압력에 우려를 표했으며, 반대로 고용 둔화 가능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나치게 완화적 기조는 인플레이션 재급등을, 과도한 긴축은 고용시장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연준(Federal Reserve)은 신중하게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이러한 발언 이후 비트코인(BTC) 가격은 11만3천 달러선이 무너졌고, 한때 11만1천2백70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 시장에서 10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향한 추가 인하 기대가 높았으나, 파월 발언을 기점으로 비관론이 확산됐다. ETF 기반 비트코인, 이더리움에서도 자금 유출이 늘어나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뚜렷하다.
파월은 또, 이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공급망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단기간이 아닌 수 분기에 걸쳐 자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무역비용 증가와 공급망 재편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어렵게 만드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연준 내부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애틀랜타 연은의 라파엘 보스틱,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알베르토 무살렘은 추가 금리인하에 반대 입장을 유지했으며, 고용 둔화 악화시 지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신중론을 제시했다. 미셸 보우먼, 스티븐 미런 등 이사는 노동시장 약화를 근거로 인하 필요성을 주장했고, 미런은 직전 의사록에서 0.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고수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연준이 당분간 현 수준을 유지하려는 신호를 재확인했다”고 분석했고, CNBC는 “암호화폐 시장이 파월의 한마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기존 기대에 균열이 일어났다고 평가했다.
향후 연준이 인플레이션 압력과 고용 둔화라는 엇갈린 위험 요인을 어떻게 관리할지에 따라, 10월과 12월 FOMC 결과와 금융시장의 추가 변동성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암호화폐뿐 아니라 글로벌 자산시장이 연준의 노선 변화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