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나스닥 2% 급락—기술주 과열 경계 확산”…미국 증시 변동성에 투자심리 위축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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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4일, 미국(USA)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가 2.04% 급락하며 시장 전반에 불안이 확대됐다. 투자자들은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 정책 불확실성, AI 중심 기술주 과열 논란 등 복합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는 올 들어 가파르게 치솟아온 대형 성장주 중심의 상승세가 첫 대규모 되돌림을 맞으면서 글로벌 투자심리에 직접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 떨어진 6,771.74에, 나스닥종합은 23,348.64로 2.04% 하락 마감했다. 대형 성장주에 민감한 나스닥100 역시 2.07% 내렸으며, 다우존스도 0.53% 빠진 47,085.24를 기록했다. 시장의 ‘공포지수’인 변동성지수(VIX)는 19선까지 급등했다. 특히 테슬라는 대형 보상안 논란 및 기업지배구조 불확실성으로 5% 넘게 하락했고, 엔비디아 역시 대중 수출 규제 재확인 이슈 속에서 3%대 약세를 보였다. AI 테마주 팔란티어도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밸류에이션 부담 확대로 8% 가까이 급락했다.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표] 뉴욕증시 주요 지수

이날 약세의 뚜렷한 단일 촉발 요인보다는, 꾸준히 누적되던 고점 부담 심리와 정책 노이즈, 그리고 리스크 프리미엄 강화 흐름이 맞물려 종목별 매물이 동반 출회됐다. 애플만이 방어적 성향을 보여 소폭 상승했으나, 기술주 내 종목별 변동성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었다. 시장에서는 대형 투자은행 수뇌부의 조정 경계 발언과, 파생시장에서 12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 약화가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같은 변화는 미국 증시 전반의 투자 패턴, 특히 해외 투자 액티브 매수세와의 복합적 교차에서도 확인된다. 한국 투자자 기준, 최근 미국증시 보관금액(예탁결제원 집계)은 11월 3일 기준 상위 50종목에서 183조 5,296억원까지 증가했으나, 이는 단기 랠리의 추격매수와 저점매수가 교차하면서 가격과 잔고의 시차가 심리를 왜곡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테슬라·엔비디아·팔란티어는 보관금액이 늘었음에도 4일 대폭 하락해 투자자들은 ‘매수 후 변동성 확대’ 국면에 직면했다.

 

환율 상승(11월 4일 1,444원, 전일 대비 13.0원 상승)도 달러 평가액과 원화 환산 손익을 엇갈리게 만들며 외화투자 심리 불안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책 리스크와 AI·반도체 체인 밸류 부담, 금리 경로 불확실성 등 거시 변수가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보관금액 증가는 단순한 위험 선호의 반영이 아니라 ‘차익 실현 코앞의 관망심리’와 변동성 확대의 예고탄이었음을 보여준다.

 

주요 외신 역시 이번 급락을 기술주 중심 과열과 고평가 부담의 즉각적 반영으로 해석하고 있다. CNN, 블룸버그 등은 “미국 성장주 랠리에 처음으로 제동이 걸린 날”로 보도했으며, “AI와 반도체 산업의 촉매제가 이제는 멀티플 부담으로 돌아온 점이 단기 조정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정책·정치·금리의 삼중 변수 속에서, 미국증시 기술주에 대한 기대와 밸류에이션이 동시에 조정될 환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향후 연방정부 셧다운이 실물경제 충격을 본격화하거나, 기준금리 인상 위험이 부각될 경우 추가 하락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반대로, 일부 방어적 종목의 옥석 가리기, 현금 비중 확대 등 ‘리밸런싱 심리’가 짙어지는 만큼 상승과 하락 기대가 팽팽히 맞서는 구조로 시장이 전환 중임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오늘의 기술주 급락이 내일의 추세 하락으로 곧장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단기 가격 변동보다는 정책 변화와 펀더멘털, 그리고 투자 심리의 피드백 루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초대형 기술주에 집중된 기대와 우려의 교차점에서 미국증시는 새로운 균형점 모색에 나선 모습이다. 이번 조치가 향후 글로벌 주식시장과 투자전략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주목된다.

강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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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테슬라#엔비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