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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ADC로 한계 돌파”…큐리언트, 글로벌 암학회 기술 공개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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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이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국내 혁신 신약 기업 큐리언트가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국제 암 학술대회 ‘AACR-NCI-EORTC 2025’에서 2가지 차세대 ADC 플랫폼을 나란히 공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 받고 있다. 기존 항암제의 내성과 페이로드(약물 탑재체) 한계를 돌파할 방안으로, 업계는 이번 발표를 차세대 항체 치료제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한다.

 

큐리언트는 22일부터 26일까지 진행되는 학회에서 HER2(인간 표피 성장 인자 수용체)를 타깃으로 하는 이중 페이로드 ADC ‘QP101’의 전임상 효능과 안전성 데이터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QP101은 세계 최초로 세포주기 조절 단백질 저해제인 CDK7i와 DNA 손상 유발 효소 저해제인 TOP1i 두 종류의 페이로드를 한 번에 탑재한 HER2 표적 이중 페이로드 ADC다. 회사 측 자료에 따르면 QP101은 TOP1i 페이로드 탑재량을 기존 ADC ‘엔허투’ 대비 4분의 1로 낮춰도, 엔허투 내성 모델에서 더욱 우수한 항암 효과를 기록했다. 기존 HER2 표적 ADC 치료의 한계였던 내성을 새로운 페이로드 조합 전략으로 극복한 셈이다.

또한, 큐리언트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LDC 등이 공동 출자한 자회사 큐엘아이파이브는 세계 최초로 신규 프로테아좀 저해제(PI)를 페이로드로 적용한 혁신 ADC 플랫폼도 선보였다. 프로테아좀 저해제는 세포 내 단백질 분해를 제어해 암세포 생존 능력을 억제하는 기전이다. 해당 플랫폼은 혈액암, 고형암뿐 아니라 자가면역질환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 것이 특징이다. TOP1i에 편중됐던 기존 페이로드 시장에서, PI 페이로드가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이번 기술들은 기존 ADC가 가진 ‘내성 발생’과 ‘페이로드 다양성 부족’ 등 숙제를 극복했단 평가가 잇따른다. 글로벌 ADC 분야에서는 이미 암젠, 다이이찌산쿄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후속 ADC 플랫폼 개발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큐리언트와 큐엘아이파이브의 신기술 발표는 국내 기업도 독창적 플랫폼 확보로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중 페이로드 ADC 및 프로테아좀 저해제 기반 ADC가 실사용으로 이어질 경우, 암 치료 방법과 시장 구조 자체가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현세대 ADC의 내성·효능 한계를 이중 페이로드 전략이 극복할 수 있으며, PI 기반 ADC는 자가면역질환 치료까지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회장도 “차세대 ADC가 내성 문제와 페이로드 한계에 대한 국제적 해법을 제시할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임상과 시장에 안착해 글로벌 항암제 표준을 바꿀 수 있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기술 진보와 시장 확대, 그리고 적응 질환 영역 다변화가 맞물리면서 ADC 플랫폼 경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는 모양새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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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리언트#adc#qp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