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논란 벗어나지 못한 보수”…국민의힘, 계파 갈등에 혁신안 표류
정치적 갈등의 핵심인 ‘탄핵 논란’을 두고 국민의힘이 내분의 수렁에 다시 빠져들었다. 보수 야권의 중심인 국민의힘은 8월 2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충돌과 혁신 동력 소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대 지지율 붕괴(한국갤럽, 7월 셋째 주 기준)는 고착된 정파 분열에 기인한 것으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는 ‘내란 정당’이라는 비판까지 쏟아지고 있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원회의 1호 혁신 요구인 ‘계엄 사죄’ 문제는 파열음을 드러내고 있다. 윤 위원장은 직접 의원총회에 참석해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당이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원내에서는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했고, 지도부도 내부 숙의가 우선이라는 보수적 입장에 머물렀다. 혁신위와 지도부 사이, 과거 구주류와 새로운 쇄신 세력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윤희숙 위원장은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1차 인적 청산 대상으로 지목했다. 혁신위의 공개적 압박에 지도부와 구주류 세력의 반발이 격화됐고, 한편 당무감사위원회가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양수 전 사무총장 등 이른바 ‘구주류’ 인사에 대해 당원권 정지 3년의 징계를 요구하면서 내홍이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권영세·이양수 의원 등 징계 당사자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권성동 의원까지 가세해 집단 행보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친한계(친한동훈)는 당무감사위의 징계 청구를 새로운 인적 쇄신의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계파 갈등이 겉으로 드러났다.
전당대회 당권 경쟁 역시 탄핵 찬반 대립 구도를 되풀이하고 있다. 장동혁 의원은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며 “‘탄핵의 바다를 건너자’는 민주당의 프레임에 동조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반대로 탄핵에 찬성한 조경태·안철수 의원은 기존 보수 질서 탈피와 쇄신을 주장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동훈 전 대표의 불출마로 개혁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전대 긴장감은 여전히 유지 중이다.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재선 의원은 “아직도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현실이 당권 경쟁에서도 드러나는 것”이라고 평가했고, 초선 의원은 “내부 갈등을 조속히 정리하고 혁신 전대가 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과 인물 경쟁이 아닌, 탄핵 프레임을 둘러싼 소모적 충돌이 계속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와 향후 대선에서 보수의 집권 비전이 흔들린다는 위기감이 당 안팎에서 감지된다.
이날 국회는 국민의힘 혁신안과 징계 논란, 전대 구도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개혁 동력 확보를 위한 당내 화합, 지지율 반등을 두고 치열한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