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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U 확보·데이터센터 규제 완화”…NIPA, 글로벌 AI 생태계 도전장
IT/바이오

“GPU 확보·데이터센터 규제 완화”…NIPA, 글로벌 AI 생태계 도전장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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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처리장치(GPU) 대량 확보와 데이터센터 규제 개혁이 한국 인공지능(AI)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핵심으로 부상했다. 박윤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원장은 31일 기자간담회에서 “AI 인프라 정책은 정부가 선제적으로 주도해야 하며, 특히 GPU는 시장 선점과 학습 데이터 확장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K-AI 모델의 글로벌 경쟁 가속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박 원장은 AI 경쟁력에서 하드웨어 인프라가 갖는 비중을 재차 부각했다. 정부가 5년 내 5만 장 이상의 GPU를 단계적으로 구매할 계획임을 밝히고, “초기 대량 매입을 추진해 민간 투자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에이전틱AI·피지컬AI 등 차세대 모델 개발을 고려하면 필요 물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구매한 GPU는 국가 AI 컴퓨팅센터와 각 지역 데이터센터, 대학 및 스타트업에 공급해 기업들의 학습·개발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기술 인프라의 병목 요인 중 하나인 데이터센터 허가·운영 규제도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 원장은 “AI 데이터센터는 현재 9곳에 불과하나, 2027년까지 민간 주도로 약 30개가 신축될 예정”이라며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특별법 발의가 시급하며, 규제 완화 없는 AI 생태계 확대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유럽 등도 데이터센터 정책을 AI 성장전략의 최우선 변수로 삼고 있어,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위한 정부 내 논의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경쟁력 확보에 대해서는 “국내 1위보다는 글로벌 성능 수준 도달이 목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글로벌 최고 모델의 95%를 기준 삼았으나, 기업들은 100~120%까지 목표를 상향 설정하고 있다”며 실제로 목표치가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탈락 기업에도 추가 기회를 부여해 역동적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한국 AI 산업 내 글로벌 경쟁 구도와 생태계 확산 전략도 강조했다. 박 원장은 “중동, 아세안, 중남미 등과 협력해 우리 기술을 수출해야 하며, 미국 역시 풀스택 수출 전략을 이미 가동 중”이라면서 “우리는 우리 속도와 방식으로 더 공격적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간담회에서 NIPA는 AI 인프라, AI 반도체, AI 활용 3본부 체제로 조직을 재편, 기술·산업·생태계 확산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허가, 개인정보보호 등 남은 제도·윤리적 허들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는 아직 데이터센터 특별법 등 체계적 규제가 없으며, 산업계는 관련 법안의 신속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박 원장은 “디바이스 설계와 수요처 부처 이원화 구조도 AI 전환의 걸림돌”이라며 정부 내 부처 간 협업도 함께 주문했다.

 

전문가들은 “AI 국가 경쟁력은 GPU·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와 세계 수준의 모델 개발력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돼야만 보장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정부의 인프라 전략과 규제 개혁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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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규#nipa#ai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