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내시경·디지털 암진단”…웨이센·노을, 베트남 의료시장 선점 가속
AI 기반 의료진단 기술이 베트남 의료기기 산업 지형을 흔들고 있다. 웨이센과 노을 등 국내 AI 의료 기업들이 임상성과와 인허가를 앞세워 오는 2027년 20억 달러(약 2조 8624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베트남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업계는 내시경·암 검진 등 첨단 AI 기기의 글로벌 실전 진출을 아시아 시장 확대의 분기점으로 본다.
웨이센은 지난달 31일부터 6월 1일까지 베트남에서 열린 베트남 소화기학회에 참가해 AI내시경 ‘웨이메드 엔도’의 조기위암 진단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은 실제 임상시험을 통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내시경 전문의의 침윤깊이 예측 정확도를 비교했으며, AI가 민감도 96%, 특이도 95%, 전체 정확도 96%로 전문의(정확도 71%)를 상회했다. 특히 병변의 크기와 형태에 관계없는 일관된 정밀도를 보여, 이미지 분석 기반 AI의 객관성과 임상적 신뢰성을 새롭게 입증했다.

이 같은 AI 내시경 진단 기술은 병변의 깊이(Depth of invasion)까지 예측해, 단순 탐지 단계를 넘어 실시간 진단 보조 및 시술 전략 결정 등 의사의 임상 결정력까지 뒷받침하는 역할로 주목받는다. 웨이센 김경남 대표는 “조기위암 정확도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직접 진출을 동시에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을은 AI 기반 자궁경부암 진단 솔루션 ‘miLab CER’이 베트남 규제당국으로부터 AI 의료기기 인허가를 획득하며, 혈액분석·말라리아까지 전 제품군 베트남 시장 진입을 완료했다. 노을 임찬양 대표는 “베트남 의료기기 시장은 90%가 수입에 의존하며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며 “중산층·고령화 트렌드로 암검진 수요가 지속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베트남 의료기기 시장은 2019년 11억5553만 달러에서 2023년 14억7328만 달러로 성장했고, Statista는 2027년 2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적 추세로 원격·AI 기반 디지털 진단 기기가 급속 확산 중인 가운데, 중국·미국·일본 등도 베트남을 거점 시장으로 설정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은 2020년 의료기기법을 개정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제품에 대한 인허가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빠른 절차와 명확한 기준, 국제적 품질 인증 요구가 높아진 만큼 국내 기업들도 현지 맞춤 전략과 임상 신뢰 구축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 시장을 아세안 헬스케어 진출의 ‘시험대’로 평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AI 내시경·암진단 기기의 상용화와 신뢰성 검증이 아시아 의료산업 혁신의 초석이 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산업계는 향후 이들 기술이 실제 임상 현장에 안착할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