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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군사충돌 이틀째 격화”…미국 전력 투입, 국제사회 불안 확산→중동 정세 거센 소용돌이
국제

“이란-이스라엘 군사충돌 이틀째 격화”…미국 전력 투입, 국제사회 불안 확산→중동 정세 거센 소용돌이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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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어둠이 깃든 중동의 하늘 위로 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을 향해 섬광처럼 빗발쳤고, 도시의 혼란은 이틀째 이어지는 전쟁의 비극을 아로새긴다. 예루살렘과 텔아비브에 울린 경보음은 이방인의 평화로웠던 일상을 멈추게 했고, 한편에는 강렬한 보복의 의지와 그로 인한 공포가 교차했다. 무거운 긴장만이 도시와 세계를 감싸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라엘은 13일 새벽, 이란의 주요 핵시설과 군 수뇌부를 타격하며 위험한 게임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진 이스라엘의 군사작전은 이란 심장부 깊숙이 파고들었고, 이란은 자국의 자존심이 짓밟혔다며 대규모 보복을 예고했다. 불과 몇 시간 뒤, 이란은 사방에서 쏟아지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으로 예루살렘과 텔아비브를 강타했고, 이스라엘 방공망은 100여 발의 미사일을 막아내려 안간힘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미사일은 도시 중심을 할퀴며 사상자를 남기고, 민간의 불안 역시 눈덩이처럼 커져갔다.

이스라엘을 향해 날아드는 이란의 미사일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을 향해 날아드는 이란의 미사일 [AFP 연합뉴스]

양측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에서도 격렬하게 맞붙었다. 아미르 사에이드 이라바니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이스라엘의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며 칼날 선 비난을 쏟았고, 다니 다논 이스라엘 대사는 “이란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반격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더욱 결연한 메시지로 “더 많은 공격이 있을 것”이라 경고했고, 이란 역시 물러서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격화된 충돌에 미국도 즉각적으로 군사자산을 투입했다. 미 국방부는 이스라엘의 요격망을 돕기 위해 해상·지상 전력을 파견했고, 해군 구축함의 전진 배치와 공군의 경계 강화가 속속 이루어졌다. 프랑스 역시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공개했다. 세계 주요국 정상들은 외교 채널을 동원해 긴장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실낱같은 평화의 희망은 여전히 안개 속을 헤맨다.

 

이에 유가는 급등했고, 뉴욕증시에는 불안의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국제 사회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과 원자재 수급 불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등이 연쇄적으로 전화 회담을 나누며 외교적 해법을 모색했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 정상에 중재 의사를 전달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현재의 불씨는 쉽게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이란과 이스라엘 양국 모두 추가 보복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 정세는 특유의 불안정성으로 다시 한 번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각국 정부는 외교의 끈을 단단히 쥔 채 상황 추이를 지켜보지만, 거센 소용돌이 속에 어디서 다시 불꽃이 일어날지 누구도 쉽게 예단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국제사회는 평화의 기로에서 깊은 우려를 안고 다시 한 번 중동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조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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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