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위험 감시도 글로벌로”…우주청, 호주와 광학망원경 협력
우주 위험 감시를 위한 첨단 광학망원경 구축이 한-호주 협력을 계기로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된다. 우주항공청은 3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국제우주대회 기간 중 호주우주청과 중·고궤도 광학감시시스템 구축(BRAHE 프로젝트)에 협력하기 위한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한국과 호주는 이번 협약을 바탕으로 80㎝급 광학망원경 2기를 호주 내 관측소에 설치, 남반구 감시체계의 전초기지를 마련하게 됐다. 업계는 이번 합의를 한-호주 간 우주위험 대응 경쟁력 확보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BRAHE 프로젝트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주관하며, 지구 궤도를 도는 위성 및 우주파편의 추락·충돌 위협을 조기에 포착해 국민 안전과 우주자산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이 시스템의 핵심인 광학망원경은 기존 OWL-Net 등 북반구 네트워크와 연계돼, 남북반구 동시 감시라는 기술적 진전을 예고한다. 특히 이번 협력은 저궤도 위주였던 감시범위를 중·고궤도로 확장, 궤도 결정 정밀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관측각을 넓히고 독자적 우주상황인식(SSA) 역량을 확보하는 것도 이번 사업의 주요 성과다.

이 광학감시시스템 구축은 단순히 연구나 모니터링에 한정되지 않는다. 실질적인 위성운영, 국가적 우주인프라 보호에 직접 연결되며, 감시·예측의 정확도가 높아질수록 산업계·정부 등이 우주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수요처도 군·공공·민간까지 융합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우주위험 감시체계는 미국·유럽 중심으로 이미 본격적인 경쟁이 진행 중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SSA 인프라로 지구 전체 궤도를 감시하고, 유럽 역시 다중망원경 네트워크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호주 BRAHE 프로젝트는 이러한 글로벌 움직임 속에서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축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국제 협력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된다.
이번 협약 진행에서는 정책·제도적 요소도 비중 있게 논의됐다. 해외 장비 반출, 데이터 공유 및 공동연구, 각국 우주법과 SSA 정보교환 절차 등 다층적 협력이 요구된다. 권현준 우주청 우주항공정책국장은 “이번 SOI 체결과 협력회의를 통해 감시망원경의 호주 설치와 운영 준비가 본격화됐고, 2027년까지 사업을 차질 없이 완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호주와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면서 국제 SSA 협력에도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노력이 한반도와 오세아니아를 잇는 우주기반 위험관리 생태계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우주 환경 대응체계에 효과적으로 안착할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