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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소나기, 낮엔 흐림”…공주의 여름, 습기와 선선함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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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소나기, 낮엔 흐림”…공주의 여름, 습기와 선선함 사이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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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주에서는 흐린 하늘 아래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오전에 쏟아진 굵은 소나기 뒤로, 공기는 묵직하게 가라앉았다. 한때 여름은 뜨겁고 맑은 날씨가 당연하게 여겨졌지만, 지금의 7월은 습기와 선선함을 품는 여유로운 계절로 일상을 다시 쓰고 있다.

 

아침 출근길에 갑작스런 소나기가 내리면서 깊게 젖은 길을 건넌 이들도 많았다. SNS에는 내린 비와 흐린 하늘을 배경으로 촉촉한 도시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늘었다. 주변 카페에서는 “오늘따라 산뜻하다”거나 “습해서 미리 제습기를 틀어놨다”는 대화가 오갔다. 그러다 보니 한낮에도 긴팔 셔츠나 얇은 겉옷을 챙기는 이들이 눈에 띄었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6일 공주는 최저 22도, 최고 25도로 최대한 선선하게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강수확률 99%로 아침부터 집중된 소나기가 있었다. 이후 낮 동안 구름이 짙게 깔렸고, 습한 공기 탓에 불쾌지수는 예년보다 낮은 편이다. 이어지는 기상 예보는 17일의 비와 뇌우, 18일 비 소식, 20일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무더위가 도래할 거라 내다본다.

 

기상 전문가는 “습한 날씨에서는 체감온도와 불쾌지수가 반비례한다”며 “공주처럼 기온보다 습도가 높은 여름엔 환기와 환수를 신경 써 생활 환경을 쾌적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김효진 씨는 “요즘은 우산보다는 겉옷과 개인 미니 선풍기를 챙긴다”며 “날마다 달라지는 날씨가 그만큼 새로운 준비를 하게 한다”고 느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흐려서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비 내리는 날엔 커피가 더 맛있다” 등 바뀐 기온과 하늘에 소확행을 더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어쩌면 예전보다 더 다양해진 날씨만큼, 작은 실내 활동이나 조용한 산책이 공주 사람들의 7월을 더 느긋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작고 사소한 날씨 변화지만, 그 안에는 달라진 여름의 리듬과 사소한 기분 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이제 계절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계절을 느리게 받아들이는 연습에 가까운 날들이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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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소나기#여름날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