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레전드 지휘봉”…가투소,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 선임→차기 도전 준비
느릿한 미소 뒤에는 결코 가볍지 않은 각오가 엿보였다. 2006년 월드컵 우승의 한가운데를 지켰던 젠나로 가투소는 축구 인생에서 또 한 번의 도전을 맞았다. 팬들과 축구계 모두가 ‘레전드’의 귀환과 그가 그릴 새로운 대표팀의 미래에 관심을 쏟고 있다.
이탈리아축구협회는 6월 15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젠나로 가투소를 국가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스팔레티 감독의 성적 부진으로 흔들린 사령탑 자리를 월드컵 챔피언 출신 미드필더가 채우며, 몰려들던 논란이 일순간 방향을 틀었다.

가투소 감독은 현역 시절 A매치 통산 73경기 1득점이라는 경험과,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제패한 ‘중원의 심장’으로 기억된다. 선수 시절 누구보다 강인한 활동량과 집요한 압박, 날카로운 수비 능력으로 팀의 균형을 지켜냈다. 축구 팬들은 피치 위에서 그가 보여준 열정과 리더십을 잊지 못한다.
지도자로서의 행보 또한 다양했다. 2011년 스위스 시옹을 시작으로 팔레르모, AC밀란, 나폴리 등 이탈리아 명문 구단 지휘는 물론 스페인 발렌시아, 프랑스 마르세유, 크로아티아 하이두크 스플리트까지 유럽 무대를 누볐다. 경험의 폭만큼이나, 경기장 밖에서의 냉정함과 독특한 카리스마 역시 유럽 축구계에 명성을 남겼다.
가브리엘레 그라비나 이탈리아축구협회 회장은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 가투소 감독은 이탈리아 축구의 상징 그 자체”라며, “대표팀 유니폼은 그에게 제2의 피부와 같다. 그의 도전에 감사한다”고 특별한 의미를 전했다. 가투소 감독도 “이탈리아 대표팀을 이끈다는 건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라며 “모든 열정과 경험으로 자신감 넘치는 새로운 팀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 감독 선임으로 이탈리아 대표팀은 기존 체제에서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유럽 예선, 그리고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중요한 변곡점을 맞았다는 평가다. 스팔레티 감독 체제에서 애매해진 전술 기조와 팀 분위기의 반전을 노리며, 가투소 색채가 팀에 어떻게 새겨질지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매 순간 피치 위에 남아 있던 땀냄새와 투혼, 그리고 쉼 없는 열정. 이탈리아 대표팀의 새로운 여정은 이제 가투소의 손끝에서 다시 시작됐다. 축구가 주는 우정과 승부, 그 잔상의 시간을 곱씹을 무렵, 2026년 월드컵 예선을 향해 이탈리아가 나아가는 모습을 이탈리아 축구팬들은 곧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