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훈련 혹독함”…박주봉, 대표팀 체력훈련 투입→기량 격차 해소 사활
새로이 시작된 지휘 체제는 아침 공기를 뚫고 스며든 긴장으로 가득했다.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코트 위, 박주봉 감독은 날 선 목소리와 탄탄한 동작으로 선수들을 이끌었다. 강도의 한계를 검증하는 듯한 반복적 셔틀콕 소리, 무릎을 버티며 애써야 하는 이틀째 훈련에 선수들의 숨소리도 점점 거칠어졌다.
2024년 6월 17일, 한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박주봉 감독의 첫 공식 훈련을 공개했다. 강도 높은 삼중 훈련은 새벽 파워 트레이닝, 오전 코트 훈련, 오후 기술 집중 세션으로 나누어 펼쳐졌다. 특히 이소희-백하나, 공희용-김혜정 등 복식 조뿐만 아니라 에이스 안세영도 쉬지 않고 라켓을 휘둘렀다. 선수들은 한 시간 반 넘는 시간 동안 연속 훈련을 소화하며 극한의 체력 소진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시선을 모은 장면은 박주봉 감독이 직접 코트 중앙에서 발끝까지 리듬을 맞추는 모습이었다. 대각선 스텝과 신속한 셔틀콕 리턴, 풋워크의 속도를 몸소 시연하며 선수 한 명 한 명의 자세와 움직임을 일일이 교정했다. 안세영은 강훈련을 마치고 “올림픽 때보다 힘들다. 몸뿐 아니라 마음가짐도 다시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고 했고, 남녀 복식 주전 선수들도 “휴식이 거의 없을 만큼 힘든 훈련”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주봉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과 처음 호흡을 맞추는 단계다. 직접 훈련하면서 선수들의 현재 역량과 체력 수준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소속팀에서 기본 체력이 뒷받침돼야 강도 높은 대표팀 훈련을 버틸 수 있다. 준비가 더 필요하다”며 냉정히 진단했다.
최근 인도네시아 오픈에서 안세영, 서승재-김원호 조가 어렵게 우승을 차지했지만, 박주봉 감독은 승리 뒤에 감춰진 숙제를 강조했다. 그는 “에이스와 비에이스의 실력 격차가 현저하다. 국제 경쟁에서 모든 선수의 기량을 한 단계 더 올려야 한다”고 했다. 또한 여자 단식 안세영이 중국과 일본 등 강자들과 4대 1 구도, 남자 복식 서승재-김원호 조 역시 수적 열세에 맞서고 있음을 언급하며, 전 포지션 고루 성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안세영을 겨냥해서는 “경기 초반 공격 전개와 점프 스매시, 스냅 공격 강화에 집중한다”며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경기 내내 수동적인 흐름을 벗기 위해, 박주봉 감독은 강도 높은 실전 시뮬레이션과 피드백을 반복하고 있다.
대표팀은 8월 파리 세계선수권, 2026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있다. 박주봉 감독은 “팀 전체의 기량 균형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단언했다. 이어 “까다로운 월드투어 시리즈를 앞출장서, 한 명 한 명의 성장이 먼저다”라는 각오를 내비쳤다.
진천선수촌 체육관 곳곳엔 선수들의 절박한 호흡과 감독의 단단한 신념이 교차했다. 팬들에게는 박주봉 감독이 던지는 ‘변화’라는 메시지가 곧 위로로 다가왔다. 한여름 열기와 고통이 희망의 서막이 되는 순간, 대표팀의 성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새 색깔을 입은 대표팀은 다가오는 일본오픈과 중국오픈을 통해 변화의 첫 시험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