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초52 환호와 가속”…라일스, 200m 4연패→세계선수권 새 역사
도쿄 국립경기장에 응축된 뜨거운 긴장과 환호 속, 라일스는 자신의 한계를 감각적으로 밀어붙였다. 스퍼트가 절정에 다다른 마지막 계단, 관중의 함성이 트랙을 채우던 순간 라일스는 단연 돋보이는 움직임으로 19초52를 기록했다. 남자 200m 세계선수권 역사에 ‘4연패’의 이름을 새긴 이 순간, 트랙 위에서는 스포츠의 시간과 기록, 감정이 강렬하게 포개졌다.
19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 결선에서 라일스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저력을 증명했다. 스타트 이후 100m 지점까지 3위에 머물던 그는, 후반 가속으로 경쟁자들을 하나씩 제치고 결승선에 가장 먼저 도달했다. 19초52, 이 기록은 우사인 볼트 이후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200m에서 개인 4연패를 이룬 첫 사례가 됐다. 케네스 베드나렉이 19초58로 2위, 브라이언 레벨이 19초64로 3위에 올랐다. 올림픽 챔피언 레칠레 테보고는 19초65로 4위를 차지했다.

라일스는 드래곤볼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노란 머리를 하고 결승에 임했다. 14일 남자 100m 결선에서 3위(9초89)에 그쳤던 아쉬움을, 이번 주종목에서 완벽히 털어냈다. 도하, 유진, 부다페스트에 이어 네 번째 정상까지 달성한 라일스는 결승 직후 손가락 네 개를 펼쳐 자신의 위업을 자축했다. 한 종목 4회 연속 우승은 볼트와 나란히 서는 대기록이다.
여자 200m에서도 인상적인 승부가 이어졌다. 멀리사 제퍼슨이 21초68의 독주로 우승을 차지했다. 100m에 이어 200m까지 석권한 제퍼슨의 기록은 2013년 모스크바 대회 이후 12년 만에 세계선수권 여자 100m·200m 동반 우승으로 남았다. 에이미 헌트가 22초14로 2위, 셰리카 잭슨이 22초18로 3위를 기록했다.
남자 400m 허들 경기에서는 라이 벤저민이 46초52로 우승했다. 세계기록 보유자 카르스텐 바르홀름, 산투스 등과의 치열한 접전에서 벤저민은 마지막까지 앞서며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산투스가 46초84로 2위, 삼바가 47초06으로 3위를 기록했고, 바르홀름은 5위(47초58)에 머물렀다.
여자 400m 허들에선 펨키 볼이 51초54로 대회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재스민 존스(52초08), 엠마 자플레타로바(53초00)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댈릴라 무하마드는 7위(54초82)로 자신의 마지막 세계선수권 무대를 조용히 마감했다.
깊어가는 가을 밤, 도쿄의 바람과 환호가 뒤섞인 경기장에서는 감동의 여운이 짙었다. 라일스와 제퍼슨, 벤저민 등 미국 선수들은 각 종목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세계 무대에서 다시 한 번 최고의 팀임을 증명했다. 도쿄 현지의 여운은 끝나지 않았다. 다음 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일정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