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치료 패러다임 전환”…한미,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성과 공개
GLP-1 계열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가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한미약품이 주도하는 R&D 프로젝트 결과, 국내 비만 성인 대상 임상에서 기존 약물과 달리 위장관 이상반응이 크게 줄고, 절반 가까운 피험자에서 10% 이상 체중감량 효과를 보이면서 ‘건강한 체중감량’의 새 표준으로 주목받는다. 업계에서는 투약 40주차에 도출된 이 성과가 K-헬스케어 신약 경쟁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본다.
한미약품은 27일, 자사의 비만 치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3상 임상 중간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임상은 국내 448명의 당뇨미동반 성인 비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체중감량 및 안전성 프로파일을 중심으로 위약군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수행됐다. 투약 40주차 분석에서 5% 이상 체중 감소자는 79.4%, 10% 이상은 49.5%, 15% 이상 체중감량은 19.9%로, 모두 위약군(각각 14.5%, 6.5%, 2.9%) 대비 우월성이 확인됐다. 전체 투여군의 평균 체중 변화율은 –9.75%로, 위약군 –0.95%와 뚜렷한 차이를 드러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Glucagon-Like Peptide-1) 유사체로, 식욕조절 호르몬 신호를 모방해 포만감을 유도하고 혈당 조절을 돕는 메커니즘이 핵심이다. 기존 GLP-1 계열 약물 대비 위장관 부작용(구토, 오심, 설사) 발현 비율이 두자릿수 이상 적게 나타난 것이 가장 큰 차별점으로 꼽힌다. 시험군 중 특히 BMI 30 미만 여성은 –12.2%의 체중 감량율을 기록해, 다른 그룹 대비 효과가 더 두드러진 결과도 확인됐다.
이번 임상 성과는 실제 치료 현장에서의 실효성 면에서 주목된다. 임상 대상을 당뇨병 미동반 비만 성인으로 선정해 범용성을 높였고, 안전성 프로파일 개선 및 심혈관·신장 보호 효능까지 입증된 만큼, 비만 치료제에 대한 사회적 수요와 시장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위고비(노보노디스크)’ 등 GLP-1 계열 선발약들이 대형 시장을 형성 중이지만, 위장관 이상반응이 높은 것이 한계점으로 지적돼 왔다. 한미약품은 이번 데이터로 국내 경쟁 약물 대비 기술 우위를 확인했으며, 대규모 글로벌 심혈관계 연구에서도 위험 감소 효과를 세계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비만 치료 신약의 허가와 상용화는 각국의 규제와 임상 데이터 적합성에 달려있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4년 연내 품목허가 신청을 마치고, 내년 하반기 출시 계획을 내걸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엄격한 안전성·효과성 심사와 함께, 향후 당뇨 적응증 확장 및 디지털 치료제 결합 혁신 전략도 추진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상용화는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며, 실제 처방 확대와 사회적 신뢰 확보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