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애칭 주고받는 우정”…이정후, 샌프란시스코서 유대 강화→슬럼프 극복 신호
웃음과 농담 사이로 스며드는 진심이 있었다. 슬럼프의 긴 터널에도 변하지 않는 동료애, 그 작은 유머와 애칭 하나에 마음이 움직였다. 이정후는 팀 동료들과의 우정을 바탕으로, 다시금 그라운드에 집중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이정후가 최근 동료들과의 끈끈한 유대감을 토대로 타격 부진을 극복할 실마리를 찾고 있다. 22일 미국 현지 언론은 이정후, 엘리오트 라모스, 마이크 여스트렘스키의 클럽하우스에서 피어나는 우정에 주목했다.

세 명의 국적과 이력은 서로 다르다. 라모스는 푸에르토리코 출신, 여스트렘스키는 폴란드와 이탈리아계, 이정후는 일본 태생의 한국인이다. 색다른 환경에서 모였지만, 이들은 구단의 철학에 맞춰 라커룸에서 자연스럽게 교감하며 유대를 쌓고 있다.
이정후는 팀 적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부상으로 힘겨웠던 시절, 그는 동료들과 외식을 함께하며 심리적 거리도 줄였다. 라모스, 여스트렘스키와는 경기 보는 법뿐 아니라 일상까지 공유해, 그라운드 밖에서 깊은 친분을 쌓아가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스트렘스키는 “함께 외식하고 경기 이야기로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이정후도 이미 이방인이라는 경계 없이 팀에 녹아들었다. “이정후는 영어도 꾸준히 공부하고 있고, 동료들과는 이미 깊게 어울린다”는 여스트렘스키의 설명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정후가 가르쳐준 한국어는 동료들에게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다. 여스트렘스키는 “이정후에게 배운 한국어에는 장난스러운 말도 많다”며 미디어에 전하지 못할 단어들도 공유한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우정의 표시로 라모스와 여스트렘스키는 이정후를 ‘정이(Jungie)’라 부르며 친근함을 드러냈다. 이정후 역시 “야구보다는 농담을 더 자주 나누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세 선수 모두 야구 가족 출신이라는 공통분모도 남다르다. 이정후는 KBO 전설 이종범 코치의 아들, 라모스 역시 KBO리그에서 활약한 형을 뒀고, 여스트렘스키는 메이저리그 홈런왕 칼 여스트렘스키의 손자다.
이정후는 시즌 74경기에서 타율 0.255, 6홈런, 34타점, OPS 0.734를 기록 중이다. 다만 최근 6월 들어 부진이 이어지며 타율이 1할대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동료들과의 끈끈한 교류가 슬럼프 탈출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
자이언츠는 이정후의 회복을 기다리며 외야 전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이정후가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린다면, 후반기 팀의 반등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하루의 온기를 나누는 동료들과의 유대, 애칭 하나에도 웃음이 번진다. 야구장 바깥에서 시작된 우정은 그라운드 위 빛으로 이어진다. 이정후의 이야기는 깊은 여운을 남기며, 메이저리그 시즌의 또 다른 서사를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