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6G 전송속도 10배 상승”…ETRI, 네트워크 패러다임 전환 신호
지능형 무선 네트워크 기술이 차세대 6G 시대의 통신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국내 연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전송속도를 최고 10배까지 높이는 ‘AI-RAN’ 기술을 개발, 초고밀도 데이터 환경에서도 안정성과 효율성을 모두 잡는 데 성공했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AI 네트워크 패권 경쟁의 분기점”으로 꼽으며, 한국의 6G 리더십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기존 5G 대비 최대 10배 수준의 데이터 전송 효율을 가진 ‘지능형 무선 액세스 기술(AI-RAN)’의 개발을 공식 발표했다. 이 기술은 AI가 무선 전송부터 네트워크 제어, 엣지 컴퓨팅 영역까지 전 과정에 적용돼, 초밀집 네트워크에서도 트래픽 폭주나 품질 저하 없이 대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한다. 특히 AI가 네트워크 상태를 학습·예측해 채널 환경 변화에 실시간 대응하는 점에서 기존 통신 방식과 큰 차별점을 가진다.

핵심 구현 기술인 '뉴럴 리시버(Neural Receiver)'는 AI가 직접 무선신호의 오류를 복원하고 데이터 품질을 향상시키는 방식이다. 전통적인 무선 수신 방식은 고주파(밀리미터파) 환경에서 단계적 신호처리 한계로 데이터 복원이 어려웠지만, AI 적용으로 18% 높은 복원율과 15% 개선된 채널 예측력, 30% 낮아진 데이터 손실률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고밀도 환경에서 통신 효율성을 한층 높인 기술 진전이다.
AI-RAN은 ▲빔포밍·전력 자동 제어 ▲기지국 간 협력적 간섭관리 ▲엣지단 트래픽 예측 및 분산 제어 ▲초저지연 환경 실현 등 다양한 첨단 기능을 통합한다. 이를 통해 대용량 트래픽 처리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메타버스·의료 긴급 통신 등 초신뢰·초저지연 수요에도 활용 가능성이 열렸다.
해외에선 이미 6G 주도권을 둘러싼 AI-Network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도 AI기반 무선 네트워크 혁신에 대규모 투자를 늘리며 기술 격차를 좁혀가는 양상이다. 국내 연구진의 독자적 뉴럴 리시버 기술과 현장 실증은 글로벌 기업·기관 대비 의미 있는 진입점으로 평가된다.
이와 동시에 AI가 통신망 ‘두뇌’ 역할을 하기 위해선 데이터 보호, 네트워크 투명성, 신뢰성 인증 등 새로운 기술·윤리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당장 정부의 6G R&D 투자 확대와 표준화, 그리고 정보보호 체계 구축이 업계 숙제로 부상한다.
전문가들은 “AI-RAN의 실증과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6G 경쟁력의 본질적인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산업계는 인공지능 기반 통신기술이 실제 시장 안착의 관건임을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