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박석신·이창수 숲의 심연”…금원산·기백산 종주→초록이 속삭인 감동에 잠기다
환한 여름빛 아래 박석신과 이창수는 ‘영상앨범 산’의 무대를 남원의 오래된 숲으로 옮겼다. 숲이 품은 시간의 지층은 두 출연자가 걷는 한 걸음 한 걸음에 단단히 침잠해 있었고, 오랜 소나무 결과 두터운 서어나무 그늘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능선길을 환히 밝혀냈다.
함양과 거창을 사뿐히 잇는 산줄기 위, 박석신과 이창수는 말보다 오래 남는 자연의 숨결을 찾으려 금원산과 기백산 종주에 나섰다. 지금 이 길에서 앎보다 더 직접적인 위로는 나무 뿌리 깊은 자리에 남아 있는 오래된 흔적과 미묘하게 흔들리는 바람, 그리고 작은 생명들이 남긴 자국에 있었다.
수망령에 들어서며 시작된 여정은 바람이 등줄기를 감싸며 봉우리마다 이색 표정을 선사한다. 길목 여기저기에는 딱따구리가 뚫은 자국, 동고비가 만든 보금자리, 이따금 스며드는 작은 숨결들이 생생했다. 산책자의 시선을 채우는 덕유산 봉우리는 금원산 정상에서 비로소 시원하게 펼쳐지고, 백두대간이 내달리는 선율을 따라 두 출연자는 스스로의 호흡을 자연에 내맡겼다.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에는 조선의 옛사람들이 날씨의 변화를 읽던 지혜가 아직 머물러 있다. 데크 계단 아래 숨어 있는 누룩덤, 수십 년의 시간이 빚어낸 자연의 흔적에 두 사람은 고개를 숙여 깊은 존경을 표했다. 해가 저물기 전 마지막 오르막과 바위를 넘는 순간, 종주의 끝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울림과 조용한 환희가 가슴을 물들였다.
마침내 정상에 선 두 사람은 계절을 견뎌온 숲과 자신만의 삶이 교차하는 환희를 나눴고, 함양과 거창의 산기슭에는 오래된 이야기와 삶의 의미가 찬찬히 내려앉았다. ‘영상앨범 산’은 금원산과 기백산 종주의 긴 호흡 속에서 자연의 본질, 그리고 사람을 닮은 풍경의 깊이를 진솔하게 비췄다.
이번 금원산·기백산 편은 삶이 얼마나 자연과 유기적으로 닮아 있는지, 그 안에서 진심을 품게 만드는 여정을 박석신과 이창수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영상앨범 산’은 방송을 통해 겹겹의 초록이 전하는 감동을 오롯이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