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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달인 막국수 한입에 녹아든 평창의 향”...김포 장인, 땀과 추억→집에서 생각나는 적막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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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소음이 느릿하게 가라앉은 골목, ‘생활의 달인’이라는 이름 아래 김포의 한 막국수집 앞에는 발길 닿는 대로 이끌린 이들이 또다시 모여들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비 내리는 월요일 점심, 평창의 향기와 제철의 온도를 간직한 메밀면에 장인의 땀방울이 스며든다. 이 모든 정성은 어느새 한 그릇의 온기로 집에 돌아온 이들의 마음을 깊게 물들인다.

 

방송에서는 평창 진부 청정고원에서 특별히 공수한 식재료와 열세 가지 국내산 재료, 그리고 농부의 땀이 열매 맺은 달인의 밭까지, 김포 막국수만의 특별한 뜨거움을 차분하게 그려냈다. 속속히 전수된 맛의 뿌리에는 평창 ‘ㄴ’막국수의 안복순 장인과 그가 직접 세 달에 한 번 평창을 찾아 스승의 간장 비법을 품고 돌아오는 시간의 무게가 실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빚어진 메밀면 한 줄기에도, 은은한 김 가루와 양념장 사이에 담긴 삶의 결이 드러나는 순간마다 시청자의 마음을 울렸다. 식사를 마친 이들은 저마다 “이 맛, 집에 돌아가 생각날 것 같다”는 감탄을 털어내기도 했다.

고소한 한 그릇, 집에 가면 생각난다…‘생활의 달인’ 김포 막국수 장인, 평창의 맛→위로가 된 한 끼 / SBS
고소한 한 그릇, 집에 가면 생각난다…‘생활의 달인’ 김포 막국수 장인, 평창의 맛→위로가 된 한 끼 / SBS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무리 자동화시켜도 놓치기 쉬운 생산 현장의 섬세함 속에서 발효유 ‘요구르트’ 500억 병 판매 기록을 견인한 이경숙 달인의 하루로 이어졌다. 한 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는 집중력, 손끝으로 불량을 캐치해내는 오랜 촉, 그 집념은 위생과 안전이라는 한 단어로 채워졌다. 병 뚜껑의 미세한 어긋남, 형태의 균일함, 잠깐의 맛의 문제까지, 노하우로 중무장한 시선이 오롯이 시청자에게 전해졌다.

 

프랑스인 아틀라니 프랑크 씨가 부천 시장에서 구워낸 깜파뉴와 바게트 역시 꾸밈없는 맛으로 잊을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 밀가루와 물, 소금의 부드러운 여운, 두꺼운 껍질 너머 속 살의 촉촉한 숨결까지. 대단하지 않아 더욱 아늑한 빵 한 조각은 프랑스의 아침 골목보다 더 포근한 식탁을 완성했다.

 

2만 원이 넘는 식후 커피 한 잔의 시대. 이날 ‘생활의 달인’은 만 원 한 장으로 수도권 구석구석을 누비는 정광자 달인의 초저가 탐험과, 천 원의 따뜻한 빵집, 무료 전시관 투어 등 크고 작은 기쁨이 살아 숨 쉬는 일상의 단면도 놓치지 않았다. 공들여 쌓은 시간, 작지만 소중한 선택들이 어우러져 누군가의 하루를 비추었다.

 

생활의 땅에서 솟구치는 따스한 손끝과 그 안에 담긴 다정한 시선. 맛과 노동, 잊혀질 수 없는 추억의 속삭임 너머에서 한 사람의 일상은 어느새 모두의 위로가 됐다. SBS ‘생활의 달인’은 5월 26일 밤 9시, 익숙한 서민의 밥상과 장인의 삶을 다시금 깊게 조명한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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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달인#김포막국수#이경숙